“월드컵중계는 새벽에도 하더니 프로축구 중계는 왜 안해주나.”(하이텔 hitbs)
최근 공중파 3사의 PC통신방에 들어오는 시청자들의 빗발치는 항의들. 일부 시청자들은 프랑스월드컵 당시 각 사의 경쟁적인 새벽중계와 최근 박세리의 선전에 따른 골프중계권 쟁탈전을 거론하면서 이들의 재빠른 ‘변신’에 배신감(?)마저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각 사 관계자들이 전하는 사정은 그리 여유가 없어 보인다. 중계를 담당하는 각 사 스포츠국에서는 ‘본업’에 충실하고 싶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편성관계자들이 튀기는 ‘주판알’로 보면 ‘중계는 곧 적자’라는 설명이다.
일단 요즘같은 여름철은 혹서기로 분류돼 낮시간에는 프로축구와 야구경기가 거의 없다. 7월에 잡혀있던 프로야구 1백8개 경기 중 낮경기는 고작 4경기. 따라서 경기는 대부분 야간에 있고 광고가 몰려있는 오후 7시 이후 시간대를 무너뜨려가며 중계를 ‘감행’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SBS의 한 관계자는 “작년대비 50% 안팎으로 떨어진 각 사의 광고수주율을 고려하면 프라임시간대 스포츠중계는 아찔한 모험”이라고 털어놨다.
18일부터 시작된 프로축구 현대컵 코리안리그는 3사를 통해 아직 단 한경기도 중계되지 못했다. MBC의 한 관계자는 “포항 이동국이나 삼성 고종수 등의 인기로 10대 팬들이 경기장에 몰린다지만 시간대가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KBS는 1TV에서나마 이런 시청자들의 불만을 해소시킨다는 계획이다. 아예 광고가 없는 1TV라서 가능했다는 것이 내부의 얘기. 이봉희 KBS 스포츠국장은 “8월부터는 수 목 토요일에 열리는 프로축구 경기 일부를 중계나 하이라이트 형식으로 방영할 계획”이라면서도 “아직 편성시간은 유동적”이라는 말을 빼놓지 않았다.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