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침체의 늪에 빠진 KBS 드라마. 기사회생할 묘책이 없을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드라마의 연령대 끌어내리기. 지금까지 다소 ‘중후’했던 드라마 소재와 출연자를 10대 후반, 20대 초반 젊은이들의 눈높이로 낮춘다.
최근 KBS 드라마는 주간 TV종합시청률 10위권 내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첫사랑’ ‘정 때문에’ ‘용의 눈물’ 등 KBS 드라마가 시청률 상위권을 장기 점령했던 때와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드라마 제작진들은 “폭력 선정성과 담을 쌓다보니 시청률과 멀어졌다” “공영성 추구와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스스로 위로하지만 시청률이 광고판매율로 직결되는 현실에서 초연해지기는 어려운 모양.
결국 20대초반 신세대들을 대상으로 드라마의 눈높이를 낮추고 출연자도 이들에게 어필하는 젊은 스타급 탤런트들로 교체, 타협을 시도했다.
17일부터 시작하는 월화미니시리즈 ‘순수’(연출 윤석호)가 그 첫 타자.
MBC ‘세상 끝까지’로 인기가 치솟은 류시원이 주연을 맡았다. 류시원은 여러 방송사에서 드라마 섭외가 쇄도했지만 ‘느낌’에서 자신을 발탁한 윤석호PD와의 의리 때문에 ‘순수’에 출연키로 결정했다는 후문. 또 SBS ‘모델’로 스타덤에 오른 한재석과 톡톡 튀는 이미지의 이본이 출연한다. 주요 배역의 극중 직업도 라디오PD, 놀이공원 이벤트 기획자, 프리랜서 리포터, 방송작가 등 신세대들의 취향에 맞췄다.
한편 주말드라마도 현재 방송중인 시대극 ‘야망의 전설’이 끝나면 9월 가을개편 때부터 배용준 주연의 ‘종이학’(연출 김종창)을 시작한다. 배용준 역시 ‘첫사랑’때 조연출을 맡아 인연이 있던 김종창PD의 청을 거절할 수 없어 출연을 결정했다는 후문.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