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 ‘영화의 바다’ 부산을 찾은 해외 영화관계자와 언론인, 특히 일본인들이 부쩍 늘어났다. 영화에 대한 열정은 있으되 돈이 없는 아시아 영화인과 돈을 대줄 외국 제작자를 연결시켜주는 부산 프리마켓(PPP)에 대한 관심도 날로 뜨거워지고 있다.
○…올해 부산을 찾은 해외 영화관계자들은 7백여명. 지난해보다 두배나 늘어난 수치다. 버라이어티, 르몽드 등 외국기자도 80여명으로 역시 두배가 많아졌다.
이가운데 3분의 1가량이 일본인이어서 ‘일본의 부산 침공’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이마무라 쇼헤이 등 유명감독이 방문한 것은 물론 NHK 소니 재팬파운데이션 등 60여곳에서 투자용의를 밝혔고 아사히 도쿄TV 등 유수언론사도 취재에 열중하고 있다.
한일 공동제작 등 영화교류와 10월 김대중대통령의 방일을 전후해 발표될 일본 대중문화개방에 관한 구체적 일정에 관심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우리나라에서 일본영화(오구리 코헤이감독의 ‘잠자는 남자’)가 처음으로 공식상영된 곳이 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였고 대학가와 젊은층에 일본영화 붐을 낳은 곳 역시 이곳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부산이 한일 영화교류의 첫 결실을 낳을지 주목된다.
○…25∼27일 부산 코모도호텔에서 열리는 PPP는 영화작가와 투자자를 중개하는 기획 견본시.우리나라의 ‘여명’ ‘사막’ ‘월요일’ ‘3596’ ‘쁘락치’ 등 5편과 일본 중국 등 7개국 12편이 PPP의 진열대에 올랐다.
투자용의를 갖고 이곳을 찾아온 게스트는 모두 3백여명. 주최측 예상보다 30%나 늘어났다. 이가운데 2백여명이 외국인으로 세계적 배급사인 포르티시모 20세기폭스 미라맥스도 참가했다.
25일에는 일본최고의 비디오회사인 포니 캐년이 홍콩의 스탠리 콴, 대만의 에드워드 양, 일본의 이와이 순지 등 3개국 감독의 작품을 제작하는 ‘쓰리 벅스 오브 Y2K(Three Bugs Of Y2K)의 보고회도 열려 관심을 모았다.
〈부산〓김순덕기자〉yu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