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시험프로그램 「최고의 밥상」 11일 방영

  • 입력 1998년 10월 6일 19시 50분


이런 요리 들어나봤나요.

‘아수라 백작 치킨’과 ‘꿀둥지 위로 날아간 새우’.

11일 방영되는 SBS의 시험프로그램 ‘최고의 밥상’(낮12·10)에서 맞대결을 벌이는 ‘후보 요리’들이다.

꿀이 들어갔다는 것이 두 요리의 공통점. ‘아수라…’는 속과 겉의 맛이 다르다는 의미로, ‘꿀둥지…’는 새우가 주재료라는 이유로 붙여진 이름이다.

영화 ‘음식남녀’를 연상시키는 요리대결의 주인공들은 PC통신 나우누리 ‘미각마을’ 팀장 김태형씨와 하이텔의 ‘식도락동호회’ 팀장 이진아씨.

이들은 두 모임의 대표주자일 뿐 아니라 남다른 사연 때문에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김씨는 경기대 전자공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지만 전공과 관계없이 갈비집을 운영중인 아버지의 가업을 잇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또 이씨는 국내에 5명밖에 없다는 요리 마케터여서 진다는 것은 자존심과 체면의 문제.

EBS ‘노희지의 꼬마요리사’를 2년간 연출한 최영인PD는 “요리법을 알려주거나 요리를 매개로 한 토크쇼가 아니라 음식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재미를 제공할 작정”이라며 “이 프로를 통해 음식과 문화인류학이 결합된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루는 방식도 독특하다. 일단 최고의 꿀을 찾는 게 첫번째 임무. “가장 좋은 꿀은 사람 손이 닿지 않는 게 최고의 조건”이라는 농협대학 조현종교수의 해설에 따라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강원도 양구군 방신면 천미리의 민통선 지역을 찾아간다.

맛에 대한 다양한 형용사를 동원한 ‘맛사전’ 코너와 판정방식도 독특하다.

맛사전에서는 ‘장아찌가 건건하다’ ‘김치가 새곰새곰하다’ ‘약과가 달보드레하다’‘매운탕이 알짝지근하다’ 등 사라져가는 우리 맛에 대한 표현들을 활용할 계획.

판정에는 △앵두나무 우물가 바람난 처녀를 유혹하는 달콤한 새콤함 △눈녹듯 흩어지면서도 꿀과 새우가 하나로 껴안는 맛 △입안에서 탱고를 추며 씹을수록 배어나오는 감칠 맛 △거친 남성의 바삭바삭함과 여성의 야들야들한 속살 등 듣기만 해도 군침이 도는 생생한 맛표현이 등장한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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