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음악저작권협회인 자스락(JASRAC)과 음반판매 순위 오리온차트를 발표하는 음악전문잡지 오리지널 컨피던스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97년 일본의 음반시장 규모는 5천6백84억엔(약 6조원)이었다.
96년에 비해 불과 1%포인트 늘어난 이 수치는 89년 이후 지속됐던 가파른 성장세가 주춤한 것이어서 ‘음악비즈니스시장에서의 버블 붕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영상음반협회 자료에 따른 우리 음반시장의 규모는 약4천2백억원으로 일본의 14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
음반사 상표(레이블)를 기준으로 한 판매에서는 아무로 나미에와 그룹 ‘Every Little Thing’ ‘V6’ 등 스타군단을 거느린 고무로 데츠야의 에이벡스 트랙스가 5백2억엔으로 1위에 올랐다.2위는 오랜 전통의 소니 레코드(3백6억엔).
장르별로는 포크&록이 67.9%를 차지해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2위는 팝(17.5%)이며 일본의 전통가요 엔카는 0.9%에 불과했다.
국내 가요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일본이 해외로부터 받는 저작권료다. 현재 정부의 일본 대중문화에 대한 단계적 개방방침에 따라 음반 수입이 묶여 있는 상태이지만 개방이 허용될 경우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
자스락은 97년4월부터 98년3월까지 각국으로부터 약6억3천만엔의 로열티를 받았다. 이탈리아로부터 받은 로열티가 1억1천4백만엔으로 가장 많았고 프랑스가 2위였다. 아시아권에서는 홍콩(8천1백73만엔)에 이어 이스라엘(6백83만엔)과 말레이지아(2백84만엔)가 많은 돈을 지불했다.
액수는 아직 많지 않은 편이지만 문제는 증가율이라는 게 가요관계자들의 주장이다. 일본에 내는 저작권료가 홍콩은 96년에 비해 1.6배 많아졌고 이스라엘은 무려 7배나 늘어났다.
국제적으로 저작권 보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인 데다 일본 자스락은 이미 한국까지 와서 우리 시장의 저작권 보호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 또 ‘X 재팬’ 아무로 나미에 등 국내에도 팬클럽을 두고 있는 스타를 보유한 직배사는 물론 국내 제작사들도 일본측과 제휴한 음반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의 저작권 수입에는 음반외에도 애니메이션과 오락물 등 TV 프로에 사용된 음악도 포함돼 있어 일본 대중가요가 허용되면 우리나라 방송가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