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 광석이더러 편안한 길이 아니니까 ‘가수하지 말라’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쇠고집으로 하루에 3번씩 무대에 오르면서 결국 라이브콘서트 1천회를 달성하더군요. 논리보다는 마음이 따뜻한 후배였습니다.”(김민기)
‘나의 노래’ ‘이등병의 편지’ 등의 히트곡이 담긴 9장의 앨범과 라이브 공연 1천회 달성의 기념비적 기록을 세웠던 고 김광석.
그가 친구와 팬들의 곁을 떠난지 3년이 됐다. 그러나 매년 이맘때 바람이 거세게 불고 추워질수록 그에 대한 그리움의 농도는 더 짙어진다.
포크가수로 활동하다 96년 1월 32세에 요절한 그를 기억하는 동료들이 15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학전 블루에서 ‘제2회 김광석추모콘서트’를 갖는다. 고인이 타계한 뒤 49재가 되는 96년 2월23일 연세대 강당에서 열렸던 첫 공연에 이어 3년만의 추모콘서트.
이번 콘서트에는 ‘노래를 찾는 사람들’ ‘동물원’ 등 그가 몸담았던 옛 ‘둥지’의 식구들은 물론 ‘들국화’의 전인권 ‘윤도현밴드’ 유익종 김장훈 권진원 신형원 박학기 안치환 등 선후배 40여개팀이 참가한다.
김광석을 기리는 통신동호회 모임 ‘둥근소리’가 14일 전야제 형식으로 작은 음악회를 펼치며 매일 3, 4개팀이 출연해 김광석의 노래와 자신들의 히트곡을 들려준다. 케이블TV의 음악채널 ‘m·net’의 협조를 받아 김광석의 생전 공연 모습과 인터뷰 등을 화면으로 공개하며 그를 재평가하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
최근 결성된 김광석추모사업회의 김민기위원장은 “고인을 추모하는 무대이자 30년 가깝게 흘러온 포크 음악을 재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포크 페스티벌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모사업회측은 96년 공연과 이번 콘서트의 수익금을 기금으로 적립한 뒤 우리 대중음악 발전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1만5천∼1만8천원. 02―763―8233.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