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선댄스영화제 대표작들, 비디오 출시잇따라

  • 입력 1999년 1월 22일 19시 16분


비슷비슷한 영화들에 신물이 난 사람, 할리우드 주류(主流)영화들은 어쩐지 미적지근해 성에 차지 않는 사람들은 ‘선댄스의 아이들’을 비디오로 만나보자.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미국 선댄스 영화제가 배출한 영화들은 한결같이 독특한 시각과 강렬한 개성, 재기발랄함을 자랑한다. 대개 극장을 거치지 않고 비디오 가게로 직행했지만 영화보기의 즐거움을 듬뿍 안겨줄, 선댄스가 낳은 영화들을 훑어보면….

우선 ‘망각의 삶’(95년 각본상).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린 저예산 독립영화다. 스티븐 부세미가 영화를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독립영화 감독으로 출연해 제한된 공간에서도 영화가 충분히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한 주부가 영화를 본따 1만원을 내면 집을 넘기겠다는 광고를 내는 바람에 유명해졌던 ‘스핏파이어 그릴’(96년 관객상), 상은 타지 못했지만 같은 해 출품작인 ‘글로리아 두케’에는 새로운 삶의 기회를 찾아가는 여자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잔잔하고 따뜻한 ‘스핏파이어 그릴’에 비해 ‘글로리아 두케’는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강렬한 영화다. 몸까지 팔아가며 가난에서 벗어나려 애쓰는 글로리아의 처절한 노력, 그녀가 새로 태어나도록 이끌어준 시어머니의 강직함이 두 노련한 배우의 연기에 실려 인상깊게 그려진다.

‘선댄스의 아이들’가운데 가장 유명한 감독은 아마 쿠엔틴 타란티노와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두 악동일 게다. 타란티노의 ‘저수지의 개들’(92년 출품)은 수상은 못했지만 선댄스를 대표하다시피 하는 영화. 또 로드리게즈가 가족과 친구들을 총동원해 단돈 7천달러로 2주만에 만든 폭력적인 오락물 ‘엘 마리아치’(93년 관객상)는 그를 할리우드가 탐내는 유망 감독으로 단박에 띄워 놓았다.

이밖에도 스티븐 소더버그의 화려한 데뷔작 ‘섹스, 거짓말 그리고 비디오테이프’(89년 관객상), 사랑과 결혼의 정체를 묻는 ‘맥멀렌가의 형제들’(95년 그랑프리상), 실업이 앗아가는 게 일자리만이 아님을 찡하게 알려주는 ‘브래스드 오프’(97년 개막작), 정통 이탈리아 요리의 향연속에서 인간의 희노애락을 그린 ‘빅 나이트’(96년 각본상)등이 비디오로 볼 수 있는 선댄스 영화들이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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