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는 얘기같지만 ‘나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식의 어머니 은혜에만 집중하는 많은 이들은 어머니도 똑같은 사람임을, 게다가 여자임을 자연스럽게 잊거나 고의로 묵살하며 살아간다.
영화 ‘마요네즈’는 동서고금 만고불변의 가치로 간주돼온 신화적 모성을 일상의 ‘아줌마’로 끌어내린다. 그러나 이는 이년전 소설 ‘마요네즈’가 한 일이다. 원작자(전혜성)가 직접 각색한데다 연출자(윤인호)의 입체적 구성능력이 떨어지는 탓에 영화는 글로 씌어졌든, TV드라마나 연극으로 만들어졌든 상관없이 밋밋하게 흘러간다.
이 영화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은 ‘큰배우 김혜자’의 재발견이다. ‘전원일기’같은 드라마에서는 도저히 담아내지 못했던 그의 신기(神技)에 가까운 , 남의 나라 배우 메릴 스트립을 능가하는 연기가 생생하게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