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 라이터 박광현(35)이 ‘100’이라는 숫자에 두번 도전하고 있다. 1백회의 콘서트와 1백일 공연.
그는 4월5일까지 한주 8차례꼴로 무대에 올라 1백회 콘서트를 마친 뒤 공연장을 바꿔 1백일 공연에 나선다. 가수들의 공연이 요즘 1주일 안팎의 ‘단거리 경주’인 것을 감안하면 그는 42.195㎞의 ‘마라톤’에 도전하고 있는 셈.
그는 이 공연에서 어쿠스틱 기타를 맡아 유한승(일렉트릭 기타) 성지송(첼로)과 3인조 밴드를 구성해 연주와 함께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레퍼토리는 ‘나의 작은 새’ ‘재회’ 등 지난해 출시된 베스트 앨범과 5집 ‘재회2’에 수록된 곡들.
89년 ‘한송이 들국화처럼’으로 데뷔한 뒤 10년간의 길지도 짧지도 않은 그의 가요인생에는 빛과 어둠이 교차해 왔다. 가수로는 드물게 서울대 국악과 출신인 그는 국악과 대중음악을 접목시킨 음악 스타일로 독특한 자기 영역을 개척해 왔다. 고교시절 시절 이미 이승철의 빅히트곡 ‘안녕이라고 말하지마’를 작곡해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또 ‘잠 못드는 밤 비는 내리고’(김건모) ‘우연히’(신승훈) 등의 작곡자이자 목을 놓아 부르기보다는 절제된 흥얼거림으로 사랑을 말하는 가수로 고정 팬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90년, 95년 두차례의 대마초 사건은 가요인생의 ‘청년기’를 얼룩지게 만들었다.
“이번 장기공연은 그 아쉬움을 씻는 기회이자 나를 아껴준 팬들에 대한 속죄의 무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평일 오후7시반 주말 오후4시 7시반 서울 종로구 동숭동 충돌소극장 02―784―0394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