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TV문학관’ 부활의 첫 작품으로 4월말 방영 예정이었던 ‘홍어’가 사라졌다.
소설가 김주영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의 촬영조건은 △최소한 20∼30㎝의 적설량 △5일간은 눈이 녹지 않을 기온 △초가집 등 옛 농촌의 모습이다.
장형일PD 등 제작진은 지난달부터 강원 고성과 횡계 등지에 초가집이 남아 있는 장소를 잡아 놓았지만 마음에 찰 정도로 눈이 내리지 않았다. 15일 대관령에 20㎝ 안팎의 눈이 내리는 등 3월에도 몇차례 눈이 내렸으나 눈이 녹는 속도가 빨라 촬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장PD는 “폭설로 고립된 마을에서 벌어지는 드라마여서 눈이 작품의 중요한 모티브이자 영상의 핵심”이라며 “눈이 없는 가운데 찍은 작품은 의미가 없어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겨울가뭄에 시달리는 농민 빼고 눈을 가장 기다린 사람이 자신일 것이라며 “올겨울엔 꼭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KBS는 이같은 기상조건으로 ‘홍어’의 촬영이 어렵게 되자 홍성원 원작의 ‘폭군’ 등을 대체작으로 검토하고 있다. ‘TV문학관’의 첫 방영시기도 촬영일정을 감안해 5월로 연기됐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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