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 3사가 벌이고 있는 ‘시청률 3국지(三局誌)’의 판도다.
무엇보다 SBS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SBS는 “일간지에 매주 게재됐던 시청률 톱 10이 올초부터 사라진 것이 무척 아쉽다”면서 “91년 개국이후 최고의 성적”이라는 자화자찬격 자료를 사내에 돌리고 있다.
시청률조사기관인 미디어서비스코리아(MSK) 자료에 따르면 SBS는 지난주 시청률 2위에 오른 수목드라마 ‘청춘의 덫’(밤9·55)을 비롯, ‘은실이’ ‘그것이 알고 싶다’ 등 6개 프로를 10위권에 올렸다. 95년초 전국이 ‘모래시계’ 열풍에 휩싸였을 때도 10위권 안의 SBS 프로가 3,4개였다.
반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보고 또 보고’를 앞세워 시청률 톱10중 7,8개 프로를 휩쓰는 초강세를 보였던 MBC는 4개 프로에 그쳐 주춤한 편. KBS는 2개의 채널을 보유하고도 이따금 10위권에 오르던 2TV ‘일요일은 즐거워’, 1TV ‘스포츠뉴스’마저 ‘실종’됐다.
이같은 SBS상승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SBS가 거액을 들여 끌어들인 김수현(청춘의 덫) 이금림(은실이) 등 A급 드라마작가들의 저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TV3사는 ‘시청률 삼국지’의 재편현상에 대해 내놓고 희로애락을 표현하지는 못하는 형편이다.
방송개혁위원회의 서슬이 시퍼런 올초에 시청자 주권과 시청률 경쟁 중지를 선언하고 공영성을 강화하겠다고 잇따라 다짐했기 때문. 3사 PD들은 “유익하고 시청률 높은 프로를 만들라는 주문에 일하기만 더욱 어려워졌다”고 털어놔 4월 봄철 개편을 앞두고 두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방송사의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