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텔레토비’는영국BBC가 철저하게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에 선풍을 몰고 온 유아프로. KBS2 TV에서 방영되면서 15% 전후의 시청률을 올리는 중이다.
이 바람에 우리나라 유아프로의 대표격인 MBC ‘뽀뽀뽀’의 시청률이 종전 10%대에서 5%내외로 떨어지는 등 국내 유아프로는 그야말로 ‘비상시국’.
‘뽀뽀뽀’팀이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우리나라 어린이프로의 오늘과 내일’을 주제로 세미나를 마련했다. 유아프로 제작팀으로는 첫 시도라는 사실도 이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한다. 세미나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본다.
▼유아프로의 쇼프로화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유아프로가 어린이들에게 집단 가무(歌舞)를 시키는 등 교육적이라기보다 지극히 오락적 전시적인 내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비판. 최근 ‘뽀뽀뽀’에서는 영화 ‘체인지’를 패러디하거나 코미디프로 ‘이휘재의 인생극장’을 그대로 베끼기도 했다.
▼방송사에는 눈엣가시
무엇보다 문제는 방송사의 ‘마인드’. 광고판매율이 낮아 굳이 돈을 많이 들일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라 PD 2명에게 ‘뽀뽀뽀’의 주 6회 제작을 맡기는 실정이다.
안정임교수(서울여대)는 “영국BBC는 어린이국(局)을 별도로 설치하고 예산의 16%를 어린이 프로에 투자하며 일본은 한 유아프로를 PD 13명이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안은 없는가
‘텔레토비’ 열풍은 TV를 넘어 인형 가방 등 캐릭터 상품까지 이어지는 등 세계 어린이들의 ‘텔레토비화’를 이끌고 있다. 홍석경 방송위원회 선임연구원은 “TV프로 중 문화할인율(수출입했을 때 인기가 떨어지는 비율)이 가장 낮은 것이 유아프로”라고 말했다. 홍선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유아교육을 TV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만들 때 ‘텔레토비’처럼 오히려 ‘돈되는’ 프로가 탄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