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히트 신화」의 명암]히트제조가들의 비법

  • 입력 1999년 4월 5일 20시 44분


◆ 영화는 기획―마케팅이 관건

▽강우석(영화감독·제작자)〓재빠른 트렌드 포착력이 가장 중요하다. 내가 감독 제작한 ‘투캅스’‘여고괴담’‘편지’ 등은 당시 ‘새롭다’‘한번 쯤은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예술로서가 아닌 문화상품으로서의 영화는 기업처럼 기획으로 시작해 홍보와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플래닝’이 관건이라고 본다.

◆ 소비자욕구 미리 짚어내야

▽박인건(예술의전당 공연기획팀장)〓소비자의 욕구를 미리 짚어내는 적극적인 마케팅전략이 필요하다. 지난해 처음 막을 올린 ‘오페라 축제’경우 화요일 표는 반액에 제공하고 가족단위 관객에게 할인혜택을 주는 등 차별화된 매표기법을 활용, 연인원 2만4천여명이 관람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같은 공연도 계층별, 소득별로 공연을 즐기는 동기와 유형이 다양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1∼2년 내다보는 선구안 중요

▽이창순(MBC 드라마PD)〓최소한 1∼2년 앞을 내다보는 ‘선구안’이 중요하다. 같은 내용이더라도 시대가 요구하는 미덕과 감성을 비껴가면 흥행가능성도 멀찌감치 달아난다. 유부남 유부녀의 위험한 사랑을 그린 96년작 ‘애인’이 IMF이후 방송됐다면 흥행은 커녕 시청자들에게 비난만 받았을 것이다.

◆ 시대정신의 흐름 읽어야

▽박광성(출판사 ‘생각의 나무’대표)〓출판계의 흥행은 문화적 가치와 독자의 요구 사이의 최대공약수에서 나온다. 하지만 ‘가치’는 매우 주관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객관화할 수 있는 수단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시대정신의 흐름을 판단하는 것은 출판업계에서는 기본이다. ‘스타시스템+편집의 대중친화력+시의적절성’과 함께 전통적 흥행요소인 3T(Time·Title·Target)이 효과적으로 조화를 이뤄야한다.

◆ 잠재적 수요층 10대입맛 분석

▽이수만(음반프로듀서·SM기획대표)〓한발 앞서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10대가 대중음악계의 최대 수요층으로 떠오르리라는 것은 80년대말부터 폭증한 10대 구매력만 보더라도 알 수 있었다. 물론 ‘H.O.T’나‘S.E.S’는 10대가 선호하는 댄스와 춤, 고급스런 이미지 등 흥행요소를 하나씩 짜맞췄다는 건 인정한다. 10대와의 영합이라기보다는 10대들이 자신들과 든 스타를 찾기위한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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