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복해야 할 ‘거대한 벽’이자 한없이 ‘인자한 모습’에서 이제는 ‘위로해야 할 존재’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아버지’란 제목의 노래는 모두 21곡(한국음악저작권협회 기록). 대부분 어려울 때마다 의지하고 싶은 바람막이로, 때로는 편견으로 가득한 기성세대의 완고함으로 묘사됐다. 김혜연이 부른 ‘아버지’는 자식에게 한없이 베푸는 모습이었고 신해철의 ‘아버지와 나’에서 아버지는 편견으로 가득찬 전형적 기성세대로 등장했다.
신인 이종민(17)의 데뷔곡 ‘아버지’에서는 다르다. 늘 큰 언덕이었던 아버지가 이제는 위로해야 할 존재로 다가온다.모진 세파 탓이다.
‘나 이제 알아/당신의 그 눈물 그 고통안에서 내 삶이 자라온 걸/이젠 작아져 버린…너무도 커보이던 그대 그리워져/괜찮아요 이제는 어떤 아픔도 모두 대신할 내게 기대어봐요…’(가사 일부)
아버지를 감싸안는 자식의 마음이 애잔한 발라드에 담겨 있다.
“이 시대의 아버지들은 ‘남자는 무조건 강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의 희생자가 아닐까요.”
서울 경문고에 재학중인 이경민은 “지난해 사업에 실패해 어려움을 겪는 아버지와 솔직하게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마음을 노래에 실었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