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69개국에서 출품된 1천1백38편의 영화가 공식, 비공식 부문 진출을 놓고 경합을 벌였다. 출품작 수는 97년 8백61편, 지난해 1천54편으로 계속 느는 추세.
★올해의 칸★
두드러진 경향은 아시아 영화의 강세. 칸의 공식 부문은 모두 6개. 이중 장편경쟁부문 진출작 22편 가운데 중국(첸 카이거) 홍콩(유 릭 웨이) 일본(기타노 다케시)영화가 3편 포함됐다.
또 ‘주목할만한 시선’부문에 7편, 단편경쟁부문에 3편(모두 한국영화다), ‘시네 파운데이션’부문에 3편 등 공식부문에만 16편의 아시아 영화가 진출했다.
반면 할리우드 대규모 영화의 진출은 눈에 띄게 저조. 으레 개·폐막작은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의 작품들로 선정돼 왔지만 올해는 다르다. 개막작은 러시아 영화 ‘시베리아의 이발사’, 폐막작은 영국 영화 ‘이상적인 남편’. 93년 이후 처음으로 개·폐막작 모두 유럽영화가 차지했다.
할리우드와의 불편한 관계를 반영하듯 장편경쟁부문에 ‘순수 미국영화’는 2편에 불과했다.
한편 공식, 비공식 부문에 한국 장편영화 4편이 올랐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단 한 편도 진출하지 못했다.
★어떤 영화제?★
칸 영화제는 베니스 베를린과 함께 3대 국제영화제로 꼽힌다. 역사는 베니스(32년 창설)가 칸(46년〃)보다 오래됐지만 베니스 영화제는 세계대전때 무솔리니의 파시즘에 영합하는 바람에 명성을 잃었다.
50년 창설된 베를린영화제는 할리우드영화 우대, 정치색을 고려한 출품작 선정 등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리는 중.
베니스 베를린 두 영화제가 예전의 권위를 잃어가는 반면 칸 영화제는 여전히 할리우드의 상업성에 맞서 예술영화를 옹호하는 보루로서의 권위를 유지하고 있다. 영화제와 함께 열리는 칸 필름마켓은 세계 최대규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