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잔’은 정글에 버려진 뒤 동물들과 어울려 자란 용감무쌍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에드가 라이스 버로우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18년 무성영화로 제작된 뒤 지금까지 47편이나 영화로 만들어졌다. 디즈니가 전세계 여름 스크린을 겨냥해 내놓은 ‘타잔’은 만화만이 표현할 수 있는 화려한 액션,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눈길을 잡아끄는 애니메이션이다.
30여년간 일곱차례나 빌보드차트 넘버원 기록,미국에서만 7천만장 세계적으로는 2억장 이상의 앨범 판매, 여섯차례의 그래미상 수상….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드러머이자 싱어송 라이터인 콜린스를 23일(현지시간) 뉴욕 에섹스호텔에서 만났다. ‘타잔’에서 ‘두개의 세계’ 등 5곡을 작사 작곡하고 노래까지 부른 그는 마음씨좋은 아저씨같은 인상이었다.
“영화 주제가를 부른 적은 있지만 처음부터 음악 작업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내 음악인생의 이면에는 항상 영화에 대한 꿈이 있었지요. 14살때부터 연기학교에 다녔으니…. 이번에 꿈을 이룬 셈입니다.”
콜린스는 ‘타잔’의 음악을 작곡하면서 스토리 설명보다는 감성의 전달에 역점을 두었다고 말했다. 아기 타잔이 밀림에 버려지는 장면, 엄마 고릴라 칼라가 어린 타잔을 다독거리는 모습 등은 눈을 감고 음악만 들어도 분위기를 알 수 있을 정도. 전반적으로 타악기를 많이 활용하여 강렬한 비트가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그의 음악세계가 남미나 아프리카 음악 등을 수용한 ‘월드뮤직’으로 나아간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나는 다섯살때부터 드럼을 두드렸습니다. 리듬은 내 피에 섞여 있죠. 장르나 시장에 영향을 받는 음악이 아니라 자유롭고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고 싶어요.”
콜린스는 67년 록과 클래식을 결합한 아트록 계열의 그룹 ‘제네시스’로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시작했으며 81년부터 솔로로 활동해 왔다.
“지난주 앨범 ‘A Hot Night In Paris’가 나왔습니다. 올해말 재즈의 거장인 마일스 데이비스와 ‘제너시스’ 시절의 히트곡을 새롭게 해석한 음반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콜린스는 “지난해 남미와 싱가포르에서 공연이 있었는데 한국과는 인연이 없었다”며 한국 공연이 성사된다면 훨씬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