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사회의 부도덕함과 남녀간의 성적인 밀고당김을 다룬 쇼데르로 드 라클로의 소설 ‘위험한 관계’가 원작.
‘위험한 관계’ ‘발몽’ 등의 영화로 만들어졌던 이 고전은 ‘사랑보다…’에서는 ‘MTV세대(위성음악방송을 즐기는 젊은 세대)’의 감성에 맞춰 가볍고 자극적인 코미디로 탈바꿈했다. ‘덤 앤 더머’ ‘킹핀’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한 로저 컴블 감독의 데뷔작.
주인공들은 호화판 대저택에 살지만 부모가 뭐하는 사람인지, 학교생활이 어떤지 등은 중요하지 않다. 성을 주제로 한 거침없는 대사에다 못하는 짓이 없는 주인공들의 불량한 행태는 미국 10대 문화의 극단적인 단면을 보여준다.
사랑도 이들에겐 게임의 소재일 뿐. 성숙의 고통 따위와는 애시당초 거리가 멀다. 피식피식 새어나오는 비웃음을 동반하긴 하지만 폭소를 참을 수 없게 하는 장면들도 여럿 있다. 그럭저럭 즐길만한 가벼운 코미디물. 29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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