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는 K BS TV2국 관계자들은 최근 2TV 10대 음악프로그램인 ‘뮤직뱅크’(화 오후7·20)를 가요순위 프로로 바꾸기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방영시간대와 시작 시기를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KBS는 IMF사태이후 10대 시청자를 위주로 한 요란한 가요순위 프로가 안정을 요구하는 사회분위기와 KBS의 공영성에 반한다는 이유로 17년이나 방송됐던 순위프로 ‘가요톱10’을 폐지했었다.
순위프로 부활 움직임의 배경에는 경기회복의 조짐과 함께 TV광고시장도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MBC와 SBS의 광고판매율이 90%대를 육박하고 있고 KBS 2TV도 80%에 접근하는 추세다. 따라서 ‘뮤직뱅크’가 시청률을 끌어올려 2TV 광고판매율을 높이는데 견인차 역할을 맡아야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는 것. 지금까지 ‘뮤직뱅크’가 시청률 10%중반에 머무는 것은 순위프로 특유의 긴장감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프로는 황금시간대에 배치됐으면서도 광고판매율 100%를 채우지 못하는 형편이다.
MBC가 10일 개편에서 10대 가요프로인 ‘생방송 음악캠프’를 저녁시간대에 배치, 댄스가수들을 전진배치한 것도 KBS입장에서는 자극요인이다. SBS는 KBS와 MBC가 가요순위 프로를 폐지한 뒤에도 같은 성격인 ‘인기가요 20’을 계속 내보내왔다.
그러나 그간 오락프로에서 “아직도 시청률, 광고경쟁이냐”는 ‘공영성 채찍’을 맞아왔던 KBS로서는 비판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
KBS의 한 중견PD는 “순위프로를 부활시키더라도 10대위주로 선곡해온 과거의 폐단을 막기 위해서는 순위계산에 앨범판매량 집계를 도입하는 등의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