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는 허리위만 잡아라
‘다들 정신차려!’ 카메라 팀장 임재완차장(49·26년차)의 사인이 떨어진다. 이소라 등장. 매번 구름다리를 건너 무대로 들어선다. 무대와 객석의 뜨거운 분위기를 전달하는데는 크레인카메라가 적격. 공중에서 오르락 내리락, 좌우로 크게 움직이며 이소라의 매력을 따라간다.
그러나 짙은색 드레스로 풍만한 몸매를 감추는 이소라를 ‘배려’, 언제나 웨스트샷(허리윗부분만 촬영하는 것)만 잡는다.
◆댄스그룹과 ENG는 찰떡궁합
격렬한 힙합그룹이나 헤드뱅잉(머리를 위아래로 흔드는 행위)등 큰 동작을 구사하는 록밴드가 등장하면 들고 찍기 전문인 ENG카메라의 독무대. 카메라 무게가 15㎏인데다 콘티에 없는 즉흥 카메라워크가 허락되기 때문에 기력좋고 끼로 똘똘 뭉친 3∼5년차 신참들의 몫이다. ENG를 360도 돌리기, 여성출연자의 미끈한 다리를 아래에서 위로 찍기는 기본.
그러나 댄서들의 옆발차기나 불시에 날아오는 드럼 스틱에 맞는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과격한 출연자를 위한 실링카메라
무대앞에 배치된 3대의 스탠더드카메라, 무대위를 오르내리는 2대의 ENG, 크레인카메라 외에 비장의 무기로 활용되는 것이 천장에 매달린 실링카메라다. ‘빅쇼’ ‘열린음악회’ ‘뮤직뱅크’ 등 음악 프로를 전문적으로 맡아온 임차장은 “무대를 종횡으로 뛰어다니는 ‘과격한’ 출연자들을 잡기 위해서 실링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며 “라이브 무대를 보는 듯한 역동성과 편안한 토크쇼의 두가지 분위기를 조화시키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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