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리뷰]‘정보’는 없고 ‘잡담’만 주절주절

  • 입력 1999년 6월 14일 19시 20분


SBS ‘임백천의 원더풀 투나잇’(일 밤10·50)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프로를 볼 때마다 생기는 궁금증이다.

이 프로의 취지는 시사 정보와 오락을 재미있게 전달하겠다는 ‘두 마리 토끼’ 잡기다. 그러나 최근 진행은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수영복 소개를 위해 15분동안 늘씬한 모델들의 패션쇼를 소개하는가 하면 농구선수를 ‘주당’으로 모는 인신공격성 질문도 서슴지 않았다.

13일 17명의 역대 미스코리아를 출연시킨 ‘특별그룹 인터뷰’ 코너. ‘메이크업을 잘하는 비결’과 ‘허벅지 살빼기 운동’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자막으로 가슴과 히프의 사이즈가 가장 컸던 역대 미스코리아의 크기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MC는 “성의 상품화가 문제”라고 언급했지만 정작 대화는 계속 성의 상품화를 ‘노린’ 것이었다.

몇몇 출연자가 최근 안티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지만 재미 위주의 질문과 구성 속에 묻혀버렸다.

이 프로는 또 허재 문경은 등 13명의 농구스타들이 출연한 6일 방영분에서도 물의를 빚었다. 한때 음주로 인한 사고경력이 있는 허재에게 “영화에 출연한다면 협객이나 에로물이 좋겠다” “요즘 술을 얼마나 먹느냐”는 등 인신공격에 가까운 질문을 했다.

‘잡탕찌개’식으로 흐르고 있는 구성도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점.

13일 첫 코너인 ‘수영복 패션쇼’에서는 올여름 유행할 수영복 경향을 소개한다며 15분 가깝게 비키니 등 다양한 수영복 차림의 모델들을 클로즈업 시켰다. 그러다 갑작스럽게 다음 코너에서는 “이 음식들이 다 오염됐다는 거죠. 정말 다이옥신 피해가 심각합니다” “다이옥신 1g에 체중 50㎏의 성인 2만명을 살상할 수 있습니다”며 끔찍한 경고를 했다. 신변잡기 위주의 잡담과 여성출연자들의 성상품화는 시청률 올리기의 정공법이 아니다. 성도 품격있는 MC 멘트로 아름답게 묘사될 수 있다. 다양한 정보를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담아내는 연출이 아쉽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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