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명의 스타 주인공에 의존했던 ‘토마토’와 달리 ‘해피 투게더’는 무려 일곱명의 주인공을 배치하는 인해전술을 구사한다. 부모의 재혼으로 맺어져 서로 어머니와 아버지가 다른 다섯남매와 그들 사이에 끼어든 두 여자. 이들이 갈등과 사랑으로 엉켰다가 풀어져 모두 행복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다섯 남매 역에는 이병헌 송승헌 조민수 강성연 전지현이 출연한다. 이병헌과 송승헌 두 형제 사이에서 사각관계를 엮어 낼 두 여자는 김하늘과 한고은.
맏형 서태풍 역의 이병헌과 둘째 서지석 역의 송승헌은 서로 정반대의 캐릭터를 그리는데다 지금까지 주로 연기해왔던 배역과도 판이하게 다른 역할이어서 눈길을 끌 만하다.
프로야구 2군선수로 등장하는 이병헌은 좌충우돌형의 건달역할.‘아스팔트사나이’‘백야 3.98’등에서 주로 밝은 젊은이를 연기했으나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던 그는 이같은 ‘바른생활 사나이’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숯검댕이’송승헌은 이성적인 검사 역을 잡았다. 그동안 ‘쫄티’만 입는 건강하고 착한 남자의 단선적 이미지에서 탈피, 가장으로서의 강인한 모습부터 형과 연인(김하늘 분)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섬세한 내면연기를 보여줄 예정.
최근 여러 CF로 ‘천의 얼굴’이라는 평을 들었던 한고은은 송승헌의 동료검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윤채림 역을 맡아 본격적인 연기력을 시험받는다.
연출을 맡은 오종록PD는 이들의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30%의 휴먼드라마+ 40% 멜로드라마+ 30% 코믹드라마’를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인공이 일곱명인 이같은 플롯은 ‘해피 투게더’의 장점이자 자칫 ‘언 해피 투게더’가 될 수 있는 위험도 동시에 안고 있다. ‘해피투게더’식의 구도는 다수 주인공들의 앙상블에 성공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한편 방영도 되기 전에 일본드라마를 표절했다는 비난이 인데 대해 오PD는 “‘해피투게더’의 구도는 3년 전 기획했다 방영을 취소한 ‘세형제’의 포맷을 확대발전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극본은 ‘두 어머니’ ‘내 마음을 뺏어봐’에서 오PD와 호흡을 맞췄던 배유미가 썼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