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인터뷰 형식의 KBS2 ‘파워인터뷰’(토 밤9·00)는 누구를 출연시키냐에 성패가 달려 있다. 출연자와 질문자가 입씨름을 벌이는 인터뷰 현장보다 TV 화면밖의 ‘섭외전쟁’이 치열할 때가 적지 않다.
★출연 거절유형★
구성작가들이 섭외를 맡는 오락프로와 달리 ‘파워…’는 출연자들의 비중을 감안, 3명의 PD가 직접 섭외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성공률은 50%를 밑도는 수준.
거절 유형중 가장 많은 것은 ‘말을 못해서’. ‘한글과 컴퓨터’의 이찬진전대표와 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 등이 여기에 속한다.
탤런트 C와 개그맨 J 등 연예인들은 주로 ‘스캔들형’이 많다. 시간이 없다는 공식적인 이유말고도 “아직 내 사연을 털어놓기는 어렵다”며 제작진을 붙들고 되레 통사정을 한다.
김홍신의원, 정계 진출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고승덕변호사는 ‘내압(內壓)형’에 가깝다. 성사단계에 있었지만 인터뷰가 정치영역까지 확대돼 구설수에 올라선 안된다는 간부들의 의견때문에 무산됐다.
★PD의 ‘삼고초려’★
출연대상자에게 매일 집이나 사무실로 ‘문안전화’하는 것은 기본이다. 꽃과 케이크를 선물하는 ‘물량공세’를 펼치는가 하면 다양한 인맥을 총동원한다. 소설가 이문열의 경우 그와 가깝다는 출판사 사람들이 시달렸고 ‘쉬리’의 최민식때는 ‘파워…’의 MC 심혜진이 들볶였다. 결과는 성공.
특히 출연자가 일방적으로 궁지에 몰린다고 ‘소문’이 나서 PD가 자료화면을 보여주며 “우리 프로는 그렇게 무섭지 않다”며 설득하는 경우도 있다.
★파워 인터뷰의 비밀★
출연자들은 녹화에 앞서 예상 질문이 담긴 대본을 받는다. 그래서 이걸 녹화내용의 전부로 알고 예상답변을 준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대본은 전체 질문에서 10%정도를 삭제한 것. 허를 찔린 출연자들은 예상밖의 질문공세에 진땀을 흘리기도 한다. 프리랜서 MC 이상벽은 ‘음주방송’을 한 적이 있다는 사실이 공개돼 사과를 해야했고 전원주는 “돈을 너무 밝히는게 아니냐”는 직설적인 질문에 해명까지 했다.
이영준PD는 “그럼에도 불구, 초창기에 비해 ‘파워’가 아니라 ‘솜방망이’인터뷰라는 비판도 있다”며 “시청자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기 위해 날카로운 질문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