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몸값 수직 상승…한석규 역대스타 최고액

  • 입력 1999년 7월 1일 18시 33분


한석규는 ‘쉬리’로 기본 출연료 2억5000만원외에 9억5000만원을 더 벌었다. 서울 관객이 243만명이나 되는 빅히트를 친 덕택이다. 역대 스타 최고액이다. 톰 크루즈, 해리슨 포드, 톰 행크스 등 2000만달러이상의 고정 개런티에 흥행 수익의 20%를 받는 이른바 할리우드의 ‘20―20클럽’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우리 흥행수준에서는 파격적이다.

그 덕택에 지금 찍고 있는 ‘텔 미 썸싱’에서는 그의 기본은 2억8000만원으로 뛰었다. ‘러닝 개런티’는 입장객 40만명(서울기준) 이상일 경우 1인당 300원씩을 추가로 받기로 했다. ‘쉬리’에서는 기본 출연료에 관객 45만명부터 1인당 500원씩이 지급됐다.

한석규뿐만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이후 주춤했던 스타들의 ‘몸값’이 3000만∼4000만원정도(주연급 개런티) 올랐다는 게 영화가의 중론이다. 흥행성적표와 개런티를 연결시키는 ‘러닝 개런티’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스타의 몸값 판도 ■

박신양 박중훈 정우성 최민수 이정재 등 1억5000만∼2억원의 출연료를 받는 2위 그룹의 각축전도 치열하다. 또 올해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차지한 최민식은 11월말 개봉 예정인 ‘해피 엔드’에서 ‘쉬리’ 출연료 7000만원의 곱절이 넘는 1억5000만원선을 요구한 상태.

여자 연기자쪽에서는 심은하가 최고 대우. ‘텔 미…’에서 1억5000만원 또는 1억2000만원의 고정 개런티에 40만명이상 일때 1인당 200원씩을 추가하는 러닝 개런티를 저울질하고 있다. 최진실 고소영 김희선 강수연 등이 1억∼1억5000만원선의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러닝 개런티 ■

‘자귀모’의 김희선과 ‘인정…’의 최지우도 이 시스템에 따라 기본 출연료를 낮춘 경우. 김희선은 기본 1억2000만원에 관객 50만명을 넘으면 2000만원을, 최지우는 5000만원에 40만이상일 경우 5000만원의 보너스를 받기로 했다. ‘주유소 습격사건’의 유오성 이성재도 개런티 7000만원에 40만명이상의 관객이 들면 ‘+α’를 받는다. 이 제도는 스타와 제작사가 위험부담을 나누고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공동운명체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전망과 영향 ■

‘한국 영화스타의 스타파워 분석’보고서를 낸 삼성경제연구소 김휴종수석연구원은 “우리 영화계는 한두 작품에 의해 흥망이 좌우될 정도로 영세한 데다 만성적인 ‘스타 기근’에 시달리고 있어 스타들의 입김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스타들의 몸값 인상에 대해 찬반이 분분하다.

우선 스타들이 내세우는 출연료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 “누구는 얼마 받았는데…”와 “이전 작품보다는 많이 받아야 한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명필름의 심재명이사는 “제한된 제작비 속에서 몇몇 스타에게 과도한 출연료를 주다보면 촬영 특수효과 등 나머지 부문에 대한 투자가 그만큼 줄어들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90년대 중반, 한국영화 발전을 위해 스스로 개런티를 동결했던 안성기 같은 배우를 다시 생각해볼 때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스타들을 정당하게 대우해 제대로 된 연기를 할 여건을 만들어 줘야 팬들을 극장으로 부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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