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SBS)등 일주일에 4개의 TV프로와 1개의 라디오프로를 진행하는 서세원은 지난달 25일 KBS 2FM‘서세원의 2시가 좋아’를 진행하다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다. 병명은 과로로 인한 중이염. 1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7시간 동안 중이염 수술을 받았다. 서세원은 3주 후에나 방송을 재개할 예정이다.
서세원의 병세를 가족 못지않게 걱정하는 이들은 그가 출연 중인 프로의 제작진. 모두 서세원의 퍼스낼리티에 크게 의존하는 간판급 프로여서 당장 시청률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1일 방송된 KBS2 ‘시사터치 코미디파일’은 작곡가 겸 MC 주영훈이 진행했다. 강영원PD는 “서세원의 차도를 기다리고 있지만 대타투입이 길어질 경우 프로의 이미지가 흔들릴 수도 있다”며 초조해하고 있다. ‘…2시가 좋아’는 가수 홍서범이 대신했다.
KBS2 ‘서세원쇼’의 권영태PD는 여유촬영분이 남아 있어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 SBS ‘서세원의 좋은 세상만들기’ ‘서세원의 슈퍼스테이션’제작진은 야외촬영 분으로 ‘고비’를 넘길 계획이다.
이처럼 서세원의 공백으로 인해 무려 5개의 프로그램이 삐걱거리는 것은 우리 방송가의 과도한 스타 의존도를 여실히 증명하는 사례다.
KBS의 김모PD는 “4월 봄개편에서 당시 3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던 서세원의 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별 대안이 없어 ‘서세원쇼’의 방영시간을 1시간 줄이는 것으로 그쳤다”고 말했다.
물론 스타연예인 자신이 빚은 결과지만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제어할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종영된 SBS ‘토마토’에 출연하면서 영화 ‘자귀모’ ‘카라’를 촬영하던 김희선은 지난달 18일 집에서 고열로 졸도했다.
SBS의 박모PD는 “연예인 개인을 위해서나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MC를 보여주기 위해 ‘연예인 출연 쿼터제’라도 만들어야할 판”이라며 혀를 찼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