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트태권V’는76년 개봉됐을 때 서울에서만 18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애니메이션 중관객1위 기록을 세웠던 국산만화영화. 그러나그후 제작된 7편의 후속작들은 1편만큼 주목을 받지못해 관객들의 뇌리에서 잊혀져갔다.
그러나 최근들어 ‘붐’이라 할 정도로 태권V가 다시 각광을 받는 추세. 올 3월 힙합듀엣 ‘지누션’이 ‘태권V’앨범을 냈고 SBS는 5월 ‘84 태권V’를 방송했다. 또 올초 의류업체 닉스는 태권V 캐릭터를 새긴 티셔츠를 판매했고 태권V를 소재로 한 인터넷 사이트도 우후죽순격으로 생겨났다.
태권V 붐은 엉뚱한 데에서 비롯됐다. 98년 월드컵 한일 예선전때 ‘붉은 악마’응원단이 ‘태권V’주제가를 응원가로 불렀던 것. 그것도 처음엔 ‘마징가Z’주제가를 부르다 일본 만화영화인 것을 알고서 ‘우리 노래를 찾자’며 ‘태권V’를 발굴해냈다.
게다가 70년대 후반 ‘로보트 태권V’의 인기가 ‘마징가Z’를 능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태권V’를 보고 자란 386세대뿐 아니라 10,20대사이에서도 ‘태권V 열풍’을 불러 일으켰다. 때맞춰 나온 ‘지누션’의 ‘태권V’노랫말 ‘힘을 내라 눈을 떠라 잃어버린 네 자존심을 다시 찾아와…’도 이 열풍에 불을 붙였다.
일부에서는 이를 국제통화기금(IMF)이후 침체된 사회분위기와 연관지어 바라보기도 한다. 일본에서 2차대전 패전후 만화영화 ‘철완 아톰’이 우상으로 자리잡았듯 고단한 현실에 지친 젊은 세대가 태권V의 막강함에 다시 매료되었다는 풀이다.
1일 ‘태권V 부활 프로젝트’를 발표한 스튜디오V는 “8년동안 200억원을 들여 TV시리즈와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각각 2편씩 잇따라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첫번째 TV시리즈는 2000년말, 극장용은 2001년까지 완성한다는 계획. 현재 한 창투사가 50억원의 지원을 약속한 상태라고.
감독은 샘프로덕션 대표 박시옥.원작자인 김청기 감독과 원제작자 유현목 감독, 영화 ‘만추’의 시나리오 작가인 김지헌이 제작고문으로 참여한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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