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후된 영화배급/통합전산망 추진 현황]극장주들 반발

  • 입력 1999년 7월 5일 18시 21분


《한 편의 영화가 극장에 걸리기까지는 배급이라는 중간유통과정을 거친다. 영화인들은 최근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한 한국 영화산업가운데 아직도 전근대적인 구조가 유지되는 분야가 배급이라고 지적한다.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가 없어지면 한국영화산업은 괴멸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가장 큰 이유도 배급구조의 취약성에 있다. 영화배급, 무엇이 문제인가.》

영화계에서 각 영화사가 밝히는 관객수를 곧이 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다.

전국 직배를 하지 않는 이상 일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의 관객수를 파악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 완전 직배가 실현된 서울의 관객수조차 ‘뻥튀기’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런데도 미국 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왜 전국 직배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한국 극장들의 투명성을 믿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결국 이는 전국 극장의 매표현황을 관리하는 통합전산망이 없어서 벌어지는 일이다.

통합전산망 구축은 영화유통구조의 개선을 논할 때마다 첫손에 꼽히는 숙원사업. 전국의 매표현황이 투명하게 드러나면 그만큼 제작사나 수입사에 오는 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정확한 시장규모 파악과 합리적인 영화기획, 온라인 입장권 발매를 통한 관객 증가를 위해서도 통합전산망 구축은 필수적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통합전산망을 통한 ‘박스오피스’제가 정착돼 있다.

극장들은 오랫동안 통합전산망에 반대해왔지만 올해 서울시극장협회는 통합전산망 추진을 결의하고 나섰다. 그러나 아직 그 방법은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 문화관광부는 전산망 사업자 선정문제로 오랫동안 진통을 겪다 올해초 사업자를 선정했으며 현재 지방자치단체를 사업주체로 지정, 통합전산망을 추진하는 방안을검토중인것으로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지방 극장주들이 대부분 지역유지인 상태에서 지방자치단체가 제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겠느냐”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