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드라마「은실이」「왕초」6일 나란히 막내려

  • 입력 1999년 7월 5일 19시 48분


SBS ‘은실이’와 MBC ‘왕초’(월화 밤9·55)가 6일 동시에 막을 내린다.

시청률조사기관인 미디어서비스코리아 자료에 따르면 두 드라마는 같은 시간대에 편성됐으면서도 나란히 30% 안팎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두 드라마는 복고풍 분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사태 이후 삶이 고단해진 시청자 정서를 파고드는 데 성공했다.

‘왕초’는 일제시대때부터 60년대 초반까지 김춘삼(차인표 분)을 중심으로 한 거지패와 김두한 이정재 등 주먹패의 이야기를 그렸다. 7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오픈세트 등으로 시대상을 실감나게 재연했다. 그러나 시청률에 연연해 “거지로 대변되는 민중의 삶을 낮은 자세로 그려보겠다”는 기획 의도와 달리 홍콩 액션물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6일 마지막회에서 이정재(정준호)는 5·16쿠데타 뒤 군사재판에서 사형당한다. 또 왕초(차인표)와 연지(송윤아)는 움막에서 결혼식을 준비하고 민재(김남주)와 김빠(김상경)는 미국유학을 떠난다.

‘은실이’도 주인공 은실(전혜진)을 중심으로 60년대 넉넉하지 않았던 우리네 삶을 잔잔한 영상으로 그려냈다. 낙도(이경영)는 마지막회에서 극장을 다시 찾은 뒤 국회의원 재출마에 나선다. 또 은실은 동생과 함께 나가 살기로 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정팔(성동일)과 영숙(방경림)은 결혼을 약속한다.

두 드라마의 공통점은 왕초나 은실이같은 주인공보다 조역들의 인기바람이 거셌다는 점. ‘은실이’에서 ‘빨간 양말’로 불리던 성동일은 이 드라마의 인기를 타고 주역급 연기자로 성장했다. 또 ‘왕초’의 ‘맨발’ 윤태영과 ‘도끼’ 윤용현도 인기를 얻었다.

특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영웅의 모습을 다시 조명하겠다는 취지로 기획된 ‘왕초’에서 초인적 영웅 대신 지극히 인간적인 거지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모은 점은 곰곰 음미할 만하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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