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라 특유의 벨벳드레스에 한껏 부풀린 머리, “안녕하세요우∼”하는 특유의 느릿한 어법은 기본. 몸을 뒤로 젖히며 입 크게 벌리고 ‘하하핫!’웃는 폼이나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이소라가 진행표를 손에 꼭 쥐고 있는 모양새도 똑같다.
“95년 KBS 신인개그맨으로 데뷔했을 때였죠. 당시 이소라씨가 ‘난 행복해’로 한창 주가를 올리길래 흉내내봤는데 선배들이 ‘너 이소라 동생이냐’며 놀라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때는 풋내기였다. 가요프로인 ‘가요톱10’에서 인기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흉내낼 기회는 잡았지만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키울 생각까지는 못했다. 그후 코믹연극인 ‘개그’ 등에 출연하면서 서울 대학로 무대에도 섰으나 주목받지 못했다.
이후 4년. ‘시사터치…’에서 인물 패러디 코너를 만든다는 얘기에 이장숙의 재주를 기억했던 한 선배가 제작진에 그를 적극 추천했다. 그후 이장숙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듣도보도 못한 개그우먼이 얼마나 가겠느냐”는 제작진의 우려를 기우로 바꿔놨다.
패러디로 떠버린 이장숙이 요즘 이소라 따라잡기에 들이는 공은 변장이 아니라 거의 ‘변신’수준이다.
우선 머리. 이소라형 가발에 자신의 긴머리를 집어넣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 평소 힙합바지를 즐겨입고 현대무용(동아대 무용과 졸)으로 단련된 늘씬한 몸매지만 이소라형 드레스에 각종 ‘충전제’를 넣어 몸 불리는 데 1시간 정도.
이장숙은 14일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촬영된 ‘…프로포즈’ 특집편에서 이소라를 만났다. 익히 말은 들어왔지만 보기는 처음이라는 이소라도 “정말 똑같네요우∼”를 연발했다고. 이 장면은 17일 방송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