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레이다]방송위원장 추천 차일피일 '해석' 구구

  • 입력 1999년 8월 22일 19시 00분


공석이 된 방송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3인의 방송위원 자리를 둘러싸고 하마평이 무성하다.

14일 정부가 김창열 위원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하자 “통합방송법안 표류와 관련해 정부측의 어떤 시나리오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흥복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여성학자 오숙희씨가 대법원장 추천 케이스 위원에 임명될 것으로 알려지자 방송계에는 대통령이 추천(임명)하는 ‘다른 1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통령이 추천하는 인사는 필경 공석 중인 위원장을 염두에 둔 사람일 것이라는 풀이 때문이다.

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은 19일 여의도클럽 초청 오찬에서 “나머지 1인은 빠르면 주초 결정될 것”이라고 밝혀 위원회 구성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음을 시사했다.

당초 김위원장의 사표가 수리된 직후 한정일 전 종합유선방송위원장의 내정설이 나돌아 방송위노조와 PD연합회 등이 아태재단 이사와 감사를 지낸 경력을 들어 강력히 반발하기도 했다. 박장관은 이에 대해 “내정설은 사실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에따라 위원장 후보로 한완상 전부총리와 한승헌 감사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통합방송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때까지 ‘당분간’ 위원장을 공석으로 두고 부위원장 직무대행체제로 간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이 내년 4월 총선까지 현행 방송법을 유지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 정기국회에서 무리하게 통과시킬 경우 선거와 관련해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현행 법대로 해야 방송정책권을 정부(문화관광부)가 계속 쥘 수 있기 때문에 법안통과 자체를 별로 바라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방송위가 당면한 과제는 KBS 이사 12인 중 8인을 선임 추천하는 일. 3인의 이사는 이미 임기만료 상태이며, 8월말로 다른 이사 5인의 임기도 만료되기 때문이다.

새방송위원장은 빠르면 25일이나 9월8일 방송위원 회의에서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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