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 드라마 「신화」 주역 깜짝 변신

  • 입력 1999년 8월 24일 18시 19분


럭비공처럼 뛰는 개그맨 김국진의 변신의 끝은 어디까지인가?

3월 재충전을 이유로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난데없이 세미 프로 골프 테스트에 참가, 주변을 놀라게 했다. 7월에 열렸던 두번째 테스트에서도 탈락해 골퍼로의 변신은 결국 실패. 스스로 유행시킨 ‘오 마이 갓’을 연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개그맨에서 드라마 주인공으로 ‘신장개업’에 나섰다. 그것도 SBS ‘모래시계’를 연출했던 김종학PD가 직접 연출하는 미니시리즈 ‘신화’(2000년초 SBS 방영예정)의 주인공이다. 4·19혁명부터 최근 국민의 정부 출범까지 현대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드라마는 60년에 출생한 한 인물이 우연한 기회에 역사의 주요 현장에서 활약하게 된다는 ‘한국판 포레스트 검프’.

김PD는 “‘모래시계’가 5·18광주민주항쟁과 삼청교육대 등을 정통 드라마 수법으로 다뤘다면 ‘신화’는 코믹하게 현대사에 접근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 김국진이 출연했던 MBC ‘테마게임’의 작가로 일한 적이 있는 김영현이 김국진의 캐릭터를 밑그림 삼아 드라마의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

그러나 김국진이 드라마 연기자로변신하는데는적지않은장애물이 있었다. MBC는 그가 전속상태임을 이유로 ‘절대 불가’의 입장을 취했고, 김국진측은 “코믹한 드라마의 흐름이나 인물 설정 자체가 나를 위해 쓴 드라마나 다름없다”며 매달려 왔다.

MBC 예능국 지석원국장은 24일 “예능프로와 드라마로 김국진의 출연 장르가 달라 SBS 출연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국진은 ‘신화’를 찍으면서 10월 개편되는 MBC 오락프로의 진행도 맡게 됐다.

MBC가 강경한 입장을 바꾼 것은 김국진의 드라마 출연 의지가 워낙 강한데다 계약이행을 고집할 경우 자칫 상종가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와 결별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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