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읽기/채시라]31살 수빈 한씨 '그녀는 프로'

  • 입력 1999년 8월 29일 18시 45분


탤런트 채시라(31).

한때 그는 인기와 호감도를 조사하는 각종 연예인 관련 설문조사에서 부동의 1위였다.

드라마 사상 최초의 키스신이 감행된 MBC ‘여명의 눈동자’(91년)와 노출댄스로 선정성 시비를 불러일으킨 ‘아들의 여자’(95년)는 그에게 진정한 ‘프로’라는 평가를 안겨 주기도 했다.

그에게도 서른 고개는 힘겨웠을까? 2년 전 가수 신성우와의 약혼과 파혼, 그리고 한동안의 공백기. 그러나 98년 KBS2 드라마 ‘야망의 전설’을 통해 화려하게 재기했다.

그뒤에도 교양프로 ‘채시라의 토요객석’을 10개월여 동안 맡다 지난주 피날레를 장식했다. 현재 주말 대하드라마 ‘왕과 비’와 일일드라마 ‘사람의 집’ 등 KBS 프로들에서 농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그를 ‘왕과 비’를 촬영하고 있는 비원에서 그를 만나봤다.

―‘왕과 비’의 중심이 비(妃)로 옮겨지면서 반응이 좋다는데….

“10%대의 시청률이 22%까지 올랐다. 길에서 만난 KBS의 한 간부가 엄지 손가락을 세우며 ‘수빈 한씨, 정말 잘해요’라고 칭찬하더라. 너무 표독스럽다며 손가락질하는 분도 있는 걸 보니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수빈 한씨의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나?

“장희빈 장녹수 등 역사 속에 등장하는 여성은 대부분 투기하는 아낙네 수준으로 묘사돼 왔다. 그러나 나중에 인수대비가 되는 한씨는 남성 사이에서 권력을 다툴 정도로 지혜로운 인물이어서 매력적이다. 16세부터 67세에 이르기까지 모두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도전해보고 싶었던 역이다.”

―과거를 기준으로 좋아하는 여성상을 꼽는다면?

“인수대비 외에도 남성이 지배하는 조선시대에 바람처럼 살다간 황진이도 좋다. 기생이라지만 미모와 재능, 지혜가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평소 겹치기 출연하지 않는 걸로 아는 데 출연프로가 많지 않은가?.

“일주일 내내 KBS에 출근하고 있고 화면에 얼굴이 나온다. KBS 직원보다 더 열심히 출근하는 셈이 아닌가(웃음). 부담스러워 ‘…토요객석’을 포기하겠다고 했는 데 결과적으로 프로가 폐지돼 미안한 마음이다.”

―약혼과 파혼으로 서른 고개가 힘겨웠을 것 같은데….

“(언급하기도 싫다는 표정으로)아직도 그 이야긴가? 2년 전 일이고 다 지나갔다.”

―결혼은?

“물론, 결혼해야지. 그런데 아직 마땅한 사람이 없다. 어떤 면에서는 나이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미숙이 언니도 늦게 반려자를 만났고….”

―15년째 연기를 하면서 요즘 어떤 생각을 하나?

“언론이 너무 스타란 말을 남발하는 게 아닌가 싶다. 고두심선배처럼 ‘꺅’ 소리지르는 오빠부대나 언니부대 없이도 사람들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주는 연기자로 남고 싶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 채시라가 겪은 남자배우들은…

▽최민수(KBS ‘꼬치미’)〓“14년 전인가 정말 둘다 어릴 때 만나 연기가 무언지도 몰랐다. 그때 민수 오빠는 파르파릇한 새싹같았다. 터프가이나 ‘한 성질한다’는 이야기는 나중 얘기다.”

▽최재성(MBC ‘여명의 눈동자’)〓“터프가이고 정말 의리의 돌쇠다. 드라마 사상 첫 키스신이라지만 너무 추워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한석규(MBC ‘파일럿’‘서울의 달’)〓“부드러운 우유같은 분위기의 남자다. 그 때 뜰 줄 알았다. 연기력과 성실함을 두루 갖췄다.”

▽최민식(‘서울의 달’)〓“그 누구보다 인간성이 ‘캡’이다. 운이 지지리도 없다 ‘쉬리’로 떴지만 그때도 실력파였다.”

▽최수종(KBS2 ‘야망의 전설’)〓“자상한 장난꾸러기에 친오빠같은 사람이다. 가장 많은 작품을 해봤고 눈빛만 봐도 호흡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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