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사랑' 이 '9시뉴스' 누를까?…SBS 새일일극 6일 첫 방영

  • 입력 1999년 9월 5일 18시 45분


SBS의 일일극은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딜레마였다. 밤 9시대에 편성된 MBC KBS 등 경쟁사의 메인뉴스와 힘겨운 시청률 경쟁을 벌여야 하기 때문이다.

‘약속’ 등 이전 일일극들도 대부분 10% 안팎의 저조한 시청률로 시청자 눈끌기에 실패했다.

6일 첫회가 방영되는 SBS의 새 일일극 ‘당신은 누구시길래’(월∼금 밤8·55)는 어떨까?

일일극은 가족시간대라는 점과 매일 30분씩 방영되는 프로의 특성상 다양한 이야기를 제공하는 ‘종합선물세트’식의 구성을 띠게 마련이다.

‘당신은…’도 이같은 일일극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한의사인 정태(한진희 분)와 산부인과 전문의 경원(남일우 분)의 가정을 두 축으로 에피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말처럼 개성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다양한 색깔의 사랑과 삶의 방식을 표출해낸다.

특이한 것은 신세대보다 중년의 사랑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점. 10년 전 아내가 병원에서 수술을 받다 죽은 정태와 기억상실증으로 그의 집에 얹혀 사는 ‘의문의 여인’ 기옥(김청 분)이 감정의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가는 사랑연기를 펼친다.

이 드라마의 분위기는 무겁기보다는 코믹하다.

정태의 동생으로 의리파를 자처하면서 아내에게 휘두른 주먹 때문에 쩔쩔매는 호태(이경영 분)와 두들겨맞고도 달콤한 말에 속는 푼수형의 장순(이미영 분) 등이 웃음연기를 주도한다.

남편의 폭력이나 “밀린 ‘저녁숙제’나 해결하자”는 부부간의 대화가 거슬리긴 하지만 한진희 김청 윤여정 등 중견연기자들의 안정된 연기가 돋보인다.

SBS ‘꿈의 궁전’ 등 코믹한 분위기의 드라마를 주로 집필한 작가 윤정건과 ‘어디로 가나’ ‘작별’ 등을 연출한 곽영범PD가 호흡을 맞췄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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