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한국영화 3편 '사랑이야기'로 승부

  • 입력 1999년 9월 16일 18시 22분


18일 추석 대목을 겨냥해 ‘러브’ ‘댄스 댄스’ ‘카라’ 등 한국 영화 3편이 나란히 개봉된다.

우리 영화계가 내놓은 올 ‘추석 브랜드’는 20대의 사랑을 다룬 멜로가 특징. 세 편 모두 신예 감독의 데뷔작으로 남성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랑 이야기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러브’는 SBS ‘모래시계’의 작가 송지나와 드라마 PD 출신인 이장수감독이 호흡을 맞췄다. 슬럼프에 빠진 마라토너 명수(정우성 분)와 한국인 입양아 제니(고소영)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구미호’ ‘비트’에 이어 3번째로 공연하는 두 주인공이 밀고 당기는 사랑의 줄다리기를 감성적 연기로 담아냈다.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촬영을 마친 고소영과 터프가이에서 사랑에 서투른 마라토너로 변신한 정우성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댄스 댄스’(문성욱감독)는 춤을 소재로 한 댄스 무비.

신세대의 ‘문화 코드’인 춤을 이해하는 팬이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한 작품이다. 창틀을 중심으로 다양한 색채의 빛을 활용한 감각적 화면과 리드미컬한 음악이 볼거리. 그러나 줄거리 비약이 심하고 허술해 흡입력은 떨어진다. 남자 주인공 준영(주진모)이 여주인공 진아(황인영)에 이끌려 춤을 배운다는 설정도 춤을 소재로 다룬 작품들에서 본 듯한 느낌이다.

‘카라’(송해성감독)는 송승헌 김희선 김현주 등 ‘스타 시스템’에 의존한 작품. 팬시회사의 평범한 샐러리맨 선우(송승헌)가 사랑을 제대로 고백하지 못한 지희(김희선)가 죽자 3년전으로 돌아가 재결합을 시도한다는 판타지성 멜로물이다. 24시간 이내에 그녀를 찾아 운명의 시계를 바꿔야 하지만 실패로 끝나고 진실한 사랑은 오히려 수진(김현주)에게 있었음을 깨닫는다. 시점의 이동에 대한 논리적인 설명이 없고 주인공들의 연기가 시종 겉돌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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