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초대' 첫방송…'性문제 정면승부' TV서 가능할까

  • 입력 1999년 9월 19일 18시 40분


주연으로 캐스팅됐던 탤런트 이승연이 출연을 포기하면서 방영이 지연된 KBS 월화드라마 ‘초대’(밤9·50)가 20일부터 방송된다.

이 드라마는 각기 다른 성윤리를 지닌 세 커플이 결혼을 앞두고 “내가 생각했던 성의식이 과연 올바른가”를 놓고 고민하면서 애인도 바꾸려한다는 스토리. 드라마 구성 단계부터 ‘아우성’의 구성애씨가 감수를 맡았을 정도로 젊은이들의 성의식을 정면으로 다루겠다는 의도다.

대강의 내용은 이렇다. 혼전 순결을 강조하는 주인공 최영주(이영애 분)는 초등학교 동창생 황승진(김상경)의 자유로운 성의식에 끌리면서 자기만큼 보수적인 애인 안동석(이창훈)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또 ‘성욕은 식욕’이라는 장미연(김민)은 승진과의 관계 때문에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자 “내가 이래도 되나”며 고민한다. 합리적인 결혼을 위해 섹스를 배제한 혼전 동거가 필요하다는 정신과의사 송사빈(추상미)은 ‘같이 살던’ 공학도 김현태(이민우)에게 애인이 생기자 토라져버린다.

‘초대’의 전반적인 구도가 상당히 진보적이고 도발적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연출을 맡은 윤석호PD는 “전반적으로 사회 분위기가 무르익어 별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TV드라마의 특성상 영화 ‘처녀들의 저녁식사’와 같은 본격적 성담론은 힘들고 △베드신 등 주제 부각을 위한 화면의 수위 조절이 힘든 점 등은 ‘초대’를 자칫 트렌디드라마로 변질시킬 수 있는 장애요인이다.

파스텔조의 예쁜 화면처리가 장기인 윤PD가 베드신의 처리 방향을 놓고 곤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은 ‘초대’의 딜레마를 말해준다. 이런 점에서 이영애 추상미 이민우 등의 화려한 캐스팅은 시청률이 낮으면 언제든지 트렌디드라마로 바꿀 수 있는 든든한 ‘실탄’인 셈이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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