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특집/비디오]귀향소재 비디오

  • 입력 1999년 9월 20일 16시 58분


20시간 가까이 교통체증에 시달리며 짐짝처럼 실려가도 고향은 언제나 푸근하게 돌아오는 자들을 반긴다. ‘고향’의 얼굴이 여러가지이듯, ‘귀향’을 소재로 삼은 비디오는 아랫목처럼 따뜻한 영화에서부터 ‘나는 누구인가’를 묻는 철학적 영화와 스릴러, 달콤한 러브 스토리까지 다양하다.

▽사브리나〓54년 오드리 헵번이 출연한 같은 제목의 영화를 시드니 폴락 감독이 리메이크한 것. 파리로 유학을 떠났던 사브리나(줄리아 오몬드)가 2년후 고향에 돌아온 뒤 멋진 남자(해리슨 포드)와 사랑에 빠진다는 해피 엔딩 러브 스토리.

▽돌로레스 클레이본〓여기자 셀리나(제니퍼 제이슨 리)가 귀향하게 된 이유는 썩 즐겁지 않다. 어머니 돌로레스(캐시 베이츠)가 살인혐의로 구속됐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에 돌아온 셀리나는 어머니와 자신의 어릴적 비밀을 알게 되고 혼란에 빠진다. 두 여배우의 빼어난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거미의 계략〓자신의 근원에 대한 혼란, 정체성에 대한 물음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이 작품에서 한층 더 심각해진다. 고향을 찾은 아들. 오랫동안 헤맨끝에 반(反)파시즘의 신화를 위해 영웅으로 조작된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되지만 아들은 침묵을 지키기로 결심한다. 그 역시 거짓된 신화의 계략에 사로잡혔기 때문.

▽노스탤지아〓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이 작품은 고향에 돌아가 쉬기를 소망하는 영혼의 갈증을 그린 풍경화같은 영화.

▽마틴 기어의 귀향〓귀향을 소재로 한 기구하면서도 비극적인 사랑이야기. 원작보다 나은 리메이크작은 없다지만 이 영화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인 ‘서머스비’는 원작 못지않게 괜찮은 영화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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