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특집/방송3사 특집드라마]안방극장 '사랑꽃'

  • 입력 1999년 9월 22일 10시 14분


가족들이 오랜만에 손을 맞잡고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는 한가위. TV 3사는 한가위를 맞아 가족과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는 특집 드라마들을 선보인다.

KBS는 남북 형제의 아픔을, MBC는 바다와 같은 부모의 자식 사랑을, SBS는 뭔가 모자라는 두 남녀가 온전한 사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각각 그린다.

KBS1의 ‘TV 문학관―아우와의 만남’(24일 밤9·40). 남북분단으로 갈라진 형제의 만남을 통해 분단의 현실을 뛰어넘는 혈육의 정을 확인한다. 원작은 소설가 이문열씨의 동명 소설.

줄거리는 공교롭게도 이씨가 KBS1 ‘일요스페셜’팀과 8월초 북한의 아버지를 만나러 옌지(延吉)로 갔던 일과 닮았다. 이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전해듣고 두만강변에서 망제만 지내고 돌아왔다.

드라마에서 대학 교수인 한섭(김홍기 분)은 국내에서 옌지의 중개인을 통해 아버지의 소식을 수소문하지만 사망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러나 한섭은 북에 사는 배다른 동생이라도 만날 요량으로 옌지로 떠난다. 드라마의 한 축은 6·25 때 헤어진 노부부가 만났다가 다시 남과 북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다.

국내 드라마 사상 처음인 백두산 현지 촬영과 백두산 정상에서 오열하는 김홍기의 열연 등이 돋보인다.

MBC 특집극 ‘며느리들’(25일 오전10·40)은 오씨부부(정진 김을동)와 아들 4형제, 며느리들을 통해 가정의 화목을 확인하는 홈드라마다.

세대 차이가 크게 나는 4형제와 며느리들을 통해 가족에 대한 개념이 달라지는 세태를 담았다. 특히 명절날 인사하러 온 막내 며느리 후보 혜진(정혜영)이 “집안 제사를 줄이자”며 자유 분방한 모습을 보이자 오씨 부부는 적잖게 당황한다.

그러나 이들은 한가위 연휴 며칠간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작은 땅이나마 서로 공평하게 나눠 주려는 부모의 사랑을 다시 한번 깨닫고 뭉클한 감동을 간직한 채 고향을 떠난다.

SBS의 특집극 ‘반달끼리 만나서’(25일 오전9·30)는 ‘사랑은 서로의 완성’이라는 메시지를 지닌 동화같은 드라마. 부족한 남녀가 만나 마음을 주고 받으면서 차츰 완전한 모습을 갖춰간다는 내용.

시각장애인 소영(우희진)은 장애를 극복하고 꿋꿋하게 살아간다. 남자 주인공 성모(손현주)는 깡패처럼 생긴 탓에 외모 콤플렉스가 심각하다. 그러나 앞을 보지 못하는 소영은 성모가 귀엽다며 성모를 결혼 상대자로 생각한다.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에서 코믹 연기로 주목받았던 우희진의 변신이 주목거리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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