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소코로프 감독은 현재 러시아를 대표하는 영화감독가운데 한 명.
죽어가는 어머니와 정성스레 어머니를 돌보는 아들이 함께 한 짧은 시간을 담은 조용한 영화다. 대사는 거의 없다시피 하고 긴 침묵만이 화면에 가득하다. 바람에 일렁이는 수수밭, 멀리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는 아들의 뒷모습에서도 적막하고 슬픈 사랑의 감정이 묻어난다.
야외의 공간조차 인공적인 세트처럼 느껴질 만큼 꼼꼼하게 조절한 빛과 색채, 잦은 정지화면 등은 동(動)적인 영화가 ‘정(靜)의 예술’인 회화를 얼마만큼 닮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성베데딕도 시청각. 02―2279―7429.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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