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를 뚫어져라 바라다 보던 유철용PD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NG 사인을 낸다. 1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오금동. 양어장이 딸린 한 집에서는 SBS ‘달콤한 신부’(일 오전8·50)의 야외촬영이 한창이었다.
17일 첫회가 방영되는 이 드라마는 며느리 민희(김지수 분)와 시어머니 정순(강부자 분)이 갈등과 화해 속에 행복을 만들어가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날 촬영은 2회 분. 정순이 처녀가장인 민희의 집안이 어렵다며 윤수(김상중)와의 결혼을 반대하자 민희가 결혼을 다짐하는 장면. NG 사인이 몇 차례 이어진 뒤 힘겹게 ‘OK’ 신호가 떨어졌다.
‘현대판 고부일기’인 이 드라마는 실제 인물들을 모델로 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명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달콤한∼’의 모델은 95년부터 며느리 시어머니 아들 순으로 ‘고부일기’, ‘붕어빵은 왜 사왔니’, ‘내 속 타는 건 아무도 몰라’ 등 세 권의 책을 차례로 낸 천정순씨(79) 가족이다.
천씨 가족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집이 야외 촬영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이를 위해 SBS측이 2000여만원의 비용을 들여 처마와 쪽문을 내고 지붕을 고치는 등 외부를 개조했다.
특히 이날 촬영 현장에서는 강부자와 모델인 천씨가 극중 캐릭터는 물론 외모까지 닮아 화제가 됐다.
강부자는 “2년전 SBS 라디오 프로를 진행할 때 천씨가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던 적이 있다”면서 “원작이 드라마로 제작된다는 말을 듣는 순간 주인공은 내 몫이라고 생각했는 데 결국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주인공 김지수는 “MBC ‘보고 또 보고’에서도 남자쪽 집안의 반대로 힘들게 결혼했다”면서 “이번에는 4회 방영분에서 결혼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어 고생은 좀 덜하게 됐다”고 말했다. 강남길 송채환 손현주 한고은 등이 출연.
〈고양〓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