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막강한 선두주자가 없기 때문. 또 예상을 뒤엎은 올해 수상 결과의 영향도 크다. ‘라이언일병 구하기’가 유력한 작품상 후보로 꼽혔지만 작품상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 돌아갔다. 결국 누구도 수상을 확신할 수 없으므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러나 무엇보다 ‘오스카 캠페인’의 진짜 이유는 아카데미상 수상으로 벌어들이는 돈 때문. 올해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아카데미 후보 지명 전까지 미국 내에서 3600만 달러를 벌었다. 그러나 후보가 된 뒤 수상 직전까지의 흥행수익은 7300만 달러로 103% 늘었다. 또 작품상 수상 후의 흥행수익은 1억 달러로 처음보다 177%가 뛰어올랐다.
다음은 각 영화사들의 아카데미 공략 작전.
▽평론가를 잡아라〓‘자가발전’을 하지 않고 평론가들이 ‘그 영화 정말 좋다’고 말하게 하는 우회전술. 요즘 드림웍스사의 ‘아메리칸 뷰티’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자 지난주 디즈니사는 서둘러 ‘인사이더’의 평론가 시사회를 열었다.
▽나중된 자가 먼저 된다〓라이온 게이트사는 ‘예수의 아들’의 개봉일을 12월22일로 잡았다. 아카데미 후보 지명 투표일(2000년2월4일)을 앞두고 마지막 순간에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한 작전. 늦게 개봉하면 개봉 홍보와 ‘오스카 캠페인’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강력한 홍보전을 펼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돈을 물쓰듯〓이미 영화를 개봉해 버린 영화사들이 특히 그렇다. 이미 잊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영화를 상기시켜야 하기 때문. 뉴라인사는 6월에 개봉한 ‘오스틴 파워’의 홍보를 위해 특별 전략을 마련하느라 고심 중이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