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가수의 경우 어디로 ‘튈지’ 모르는데 그때마다 일일이 카메라맨과 ‘상의’할 수는 없죠. 방송 들어가기 전 카메라맨이 선호하는 촬영 각도는 물론이고, 그날의 기분까지 파악해야 합니다.”
최근 TV에서도 미학적 영상을 강조하는 추세라 다양한 각도의 연출이 가능한 크레인카메라는 ‘땅에 붙어있는’ 스탠더드카메라(중앙카메라)나 실링카메라(천장에 붙어 있어 원격으로 조정하는 카메라)보다 각광받는 추세.
요즘 대부분의 오락프로그램이 무대 전체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훑는 장면으로 방송을 시작하는 데 이 역시 크레인카메라의 몫. KBS2 ‘이소라의 프로포즈’에서 진행자 이소라가 구름다리를 건너면서 무대로 들어오는 장면도 크레인카메라 덕분에 가능하다. 때문에 ‘크레인맨’은 ‘준(準) 전문직’으로 간주된다.
“90년대 초반만 해도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크레인카메라 몸체를 조작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사고도 심심찮게 일어났고요.”
90년대 초 KBS2 ‘가요톱10’에서 ‘포플러나무 아래 서면’으로 데뷔한 가수 이예린의 왼쪽머리를 때려 그 자리에 주저앉게 한 방송사고를 일으킨 것도 크레인카메라였다.
서씨는 “미국 음악채널인 MTV나 홍콩의 채널V 등은 산 ‘교과서’”라면서 “계속 기발한 각도에서 촬영할 수 있도록 카메라맨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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