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시청률 경쟁이냐?”는 눈총에도 이러한 결정을 한 배경에는 무엇보다 TV 광고시장이 확연히 IMF체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점이 꼽힌다.
2TV ‘서세원쇼’(화 밤11·00) 등 심야시간대 오락프로도 대개 100%의 광고 판매율을 보이고 있는 데 비해 ‘뮤직뱅크’는 10대 음악프로인데도 광고판매가 부진한 때가 많았다.
기획자인 김영선 책임프로듀서는 “가수들이 번갈아 출연하지만 순위프로가 아니어서인지 긴장감이 떨어진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본격화될 ‘광고료 시청률 연동제’도 이 결정에 한몫했다.
제작진은 “결과적으로 현재의 ‘무순위 체제’가 오히려 무대가 10대 위주의 댄스음악으로 채워지는 것을 방조했다”고 주장한다.
김 책임프로듀서는 “그동안 PC통신 등으로 접수한 시청자 의견을 중심으로 선곡했는데 대부분 10대 시청자여서 댄스음악 위주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부활할 순위프로에서는 연령과 학력등을고려해전국남녀3000명의 투표인단 의견을 기반으로 선곡할 예정이다.
투표인단 중 10대는 28% 가량에 불과해 다양한 장르의 선곡이 가능하다는 것. 제작진은 “아예 트로트 록 발라드 등 장르별 순위를 발표하고 부문별 히트곡을 무대에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KBS가 가요순위프로를 부활하려는 것은 시청률(또는 광고판매)경쟁이라는 현실적 이유 외에도 ‘공정한 순위’로 댄스 위주 가요시장을 바로잡아보겠다는 ‘명분’이 맞아떨어진 결과다.
부활하는 KBS의 가요순위프로가 TV를 최고의 홍보 무대로 삼는 가수측에 휘둘린다면 시청자의 ‘뭇매’가 날아들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