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은 8월초 극장개봉이 불가능한 등급보류 판정을 받았지만 9월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이후 이달초 등급위원회가 보류 기간을 한 달 줄여주는 등 태도를 바꿔 제작사측은 기대를 가졌던 게 사실.
신씨네의 한 관계자는 “등급위의 입장을 비공식적으로 알아본 뒤 개봉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 전국 86개 극장을 잡았으며, 1억원 가량을 들여 일간신문들에 광고까지 냈다”고 말했다.
제작사가 재심의를 앞두고 자진 삭제한 장면은 8분 분량. 신씨네측은 성행위가 반복되는 장면 5분 가량과 교복입은 학생이 성행위에 관계되는 장면 3분 가량의 분량을 삭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등급위는 일부 장면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한 위원은 “제작사가 영화를 많이 고친 점은 인정하지만, 국내 정서와 현행 기준에 비춰 변태적인 성행위를 직접적으로 묘사한 영화를 극장에서 그대로 상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위원은 “극장에서 상영돼서는 곤란한 영화”라고 전제하면서 “등급판정이 내려지기도 전에 제작사가 개봉일자와 극장을 잡아 개봉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를 조성한 것도 상식 밖의 일”이라고 말했다.
영화계에서는 이번 결정에 대해 최근 탤런트 서갑숙씨의 성체험서 출간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돈다. 영화계의 이해관계 때문이라는 소문도 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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