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진흥원이 지적한 사례들은 신체적인 학대와 접촉, 신체적 특징에 대한 조롱, 외국인 출연자 소외, 한국 문화의 왜곡 등이다.
KBS2 ‘한국이 보인다―글로벌 세계를 간다’에서는 일본 여성이 웃자 진행자가 “이 교정하셔야 겠네요”라고 말했다. 또 ‘세계 속의 초등학교’ 편에서는 숙제를 하지 않았다고 아이를 때리는 코트디부아르의 초등학교 선생을 진행자가 거리낌없이 비하했다는 것. ‘파워 인터뷰’에서도 출연자 릭윤이 한국어가 서투르다고 양해를 구하는데도 한 패널리스트가 그에게 한국어 사용을 강요해 곤란하게 했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주영훈 세계로 가다’에서는 주영훈이 아카족 청년에게 태권도를 가르치며 욕설을 하는 등 외국인을 조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SBS ‘좋은 세상 만들기―외국인 고향 방문기’에서도 케냐인 오위노에게 매운 김치를 계속 먹여 오위노가 괴로워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처럼 외국인을 웃음거리로 만들거나 ‘왕따’시키는 사례 등은 조사 기간인 3개월 내내 해당 프로에서 거의 매회 되풀이됐다고 방송진흥원은 밝혔다. 진흥원은 “한국인의 국제적인 매너나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외국인을 출연시키는 프로는 신중히 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