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집극 '아들아…' 당신의 아이가 '뇌사상태'라면?

  • 입력 1999년 11월 12일 18시 29분


둘도 없는 당신의 아이가 뇌사(腦死) 상태에 빠진다면?

14일 3부작으로 연속 방영되는 SBS 창사특집드라마 ‘아들아 너는 아느냐’(밤8·45)는 뇌사자의 장기기증을 소재로 다룬 드라마.

우선 78년부터 ‘바늘과 실’처럼 함께 작업을 한 작가 김수현과 곽영범PD의 이름이 묵직하다. 이들은 92년 ‘어디로 가나’(중풍) 95년 ‘인생’(치매) 등 SBS의 창사특집 드라마에서 질병과 이를 받아들이는 인간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그렸었다.

아버지(이경영 분)는 버스 운전기사로, 어머니(박순천)는 순대 가게를 하면서 내집 마련을 위해 억척스럽게 살아간다. 어느날 외아들인 초등학생 장수(김민상)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불행은 시작된다. 장수가 뇌수술을 받지만 절망적인 상태에 빠지자 병원에서는 조심스럽게 장기이식을 권유한다.

‘언어의 연금술사’로 불리는 김수현 특유의 감성적인 대사와 곽PD의 꼼꼼한 연출력이 갑작스러운 아들의 뇌사와 흔들리는 가족, 장기이식을 둘러싼 가족의 대립과 화해 등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부부의 결론은 아들이 평소 정이 많은 아이라며 장기를 기증하는 것. 그러나 각막은 뺐다.

“눈까지 떼주면 우리 장수가 어두워서 어떻게 저승길을 찾아가느냐”는 엄마의 마지막 간청 때문이었다.

이 장면은 인천 길병원의 중환자실에서 촬영됐는 데 연기자는 물론 주요 스태프와 간호사들까지 ‘눈물바다’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경영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아들의 유골을 뿌리는 마지막 장면을 위해 “자식을 앞세워 보낸 사람이 멀쩡해서야 되겠느냐”며 치과에서 약간 흔들거리던 앞니를 빼 ‘앞니 빠진 부정(父情)’을 보여 줄 정도로 열연했다. 장수 역의 김민상은 SBS ‘아름다운 그녀’에 출연했던 적이 있으며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됐다. 이 밖에 강부자 김나운 맹상훈 등 중견연기자들이 출연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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