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무엇보다 장면 간의 ‘연결고리’가 없는 데서 비롯된다. 도대체 왜 최소한(유동근)이 전남자(이미숙)의 스쿠터를 타고 나가서 낮부터 밤늦게까지 분홍색 운동복 바람으로 길거리를 서성거려야 하고, 나도봉(윤미라)은 왜 집안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지에 대한 극적 논리가 없다. 시청자는 그저 상황이 빚어내는 헤프닝에 내키지 않는 쓴웃음을 지을 뿐이다.
▼엉성한 플롯 논리도 부족▼
‘남의…’가 코믹홈드라마로서 갖춰야 할 기축 캐릭터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데에도 원인이 있다. 이제껏 화제를 불러모았던 코믹홈드라마는 주연이든 조연이든 연기자들이 매끈한 코믹 연기를 보여주었다.
▼주연급 연기도 기대 이하▼
하지만 ‘남의…’에서 그런 역할을 해야 할 유동근은 아직 어깨에 힘이 덜 빠진 듯하다. 동생 친구이자 세입자인 전남도(홍학표)가 어린이가 먹던 핫도그를 사주지 않자 “너처럼 돈독이 올라 3일 만에 죽은 사람이 있데에∼”라고 해보지만 목소리는 ‘용의 눈물’의 태조처럼 근엄할 뿐이다.
또 제작진은 ‘남의…’에 서민들의 애환을 담겠다고 했지만 드라마에서 인생에 대한 고민은 돈이 없어 결혼을 미루는 최대한(이재룡) 나도해(신애라) 커플에서 약간씩 드러날 뿐이다. 물론 50부작이니만큼 겨우 4회 방영된 ‘남의…’에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는 매회 부제를 달아야 할 50부작 코믹 시트콤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십상이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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