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브 베스트―우리가 간다’ 코너는 미국 보스턴에 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학생들에게 한국을 홍보하자는 게 취지였다.
그러나 한국 문화를 잘 모르는 MIT 학생들이 비녀 지게 등을 엉뚱하게 설명하는데 초점을 맞춰 ‘한국 알리기’보다는 낯선 것에 대한 미국인의 생소함을 희화화할 뿐이었다.
‘한국 뒤집기’ 코너는 취지가 불분명했다. 세태 고발과 오락을 접목한다는 의도였으나 정작 내용은 ‘세태의 희화화’였다. 이들은 밀렵 수법의 하나인 ‘차치기’(어두운 길에서 동물이 자동차 헤드라이트 빛에 놀라 멈칫할 때 자동차로 치어 잡는 것)를 재연하는 장면에서도 유치한 사냥 놀이를 하고 있었다.
‘유재석의 국토순례 어디 가세요’ 코너도 무엇을 추구하는지 명확하지 않았다.
특히 무작정 길가는 사람을 따라 가야 하는 이 코너의 원칙 때문에 초상권 침해의 소지마저 있어 보였다.
근무 시간 중 이발소를 다녀오는 사람의 모습이 그대로 방영되는가 하면, 따라오지 말라며 뛰어가는 식당 종업원을 진행자와 제작진이 뒤좇아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또 유재석과 함께 진행하는 외국인 청년 에디의 역할도 초라했다. 그는 한국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진행자’였다.
물론 ‘로드쇼 …’는 각 코너에 오락과 정보를 접목하려는 노력이 엿보이긴 했다. MIT의 박물관이나 대학생들의 동아리 활동, 국내 밀렵 시장의 규모나 한국동물구조관리협회(KARA)의 활동 소개 등이 이러한 예. 그러나 이런 ‘정보’도 인기 연예인의 우스꽝스러운 몸짓에 묻혀버리기 일쑤였다.
〈허 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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