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V 최병화PD '원맨다큐' 代案학교 '입학∼졸업' 1년 담아

  • 입력 1999년 12월 2일 19시 47분


인천방송(iTV)의 최병화 PD(37). 비디오 저널리스트(VJ)이자 한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제작하는 ‘원맨 다큐’ 개척자 중 한 사람이다. 그가 찍은 특집 다큐 ‘바람의 아이들’(5일 밤 8시). 경남 합천의 대안 학교인 ‘원경고’의 학생과 선생님들의 1년을 6㎜ 카메라에 그대로 담았다.

원경고는 98년 개교한 이래 올해 2월 첫 졸업생 8명을 배출했다. ‘바람의 아이들’은 그들이 입학해서 졸업할 때까지 1년 동안 자신의 문제들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원경고 학생들은 제도권 고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 밖으로 밀려난 ‘문제아’들. 그러다보니 최 PD의 카메라에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최 PD도 “다른 방송사라면 과연 방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할 정도다.

적응하지 못한 학생이 자살을 시도한 일이나 학생들의 집단 폭동, 밤에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고스톱판, 작은 사랑과 관심에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생생히 담겨 있다.

최 PD는 이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한 달에 열흘씩은 합천에 내려갔다. 촬영을 위해 호주머니를 털어 지프도 샀다.

촬영의 가장 큰 벽은 카메라와 아이들과의 거리. 아이들은 처음에 카메라를 거부했다. 최 PD는 일단 카메라를 접고 아이들의 형과 오빠 노릇을 하며 그들과 마음을 주고 받았다.

최 PD가 대안학교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인간을 통해서 세상을 보자는 ‘다큐론’을 갖고 있기 때문. 대안 학교의 학생들은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모습이고 ‘원맨 다큐’는 이에 가장 적절한 방식이라는 것이다.

〈허 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