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년에는 12월부터 1월초까지 30여편의 외화가 쏟아진 반면 한국영화의 개봉 편수는 ‘미술관옆 동물원’ 등 4편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11일부터 1월8일까지 한국 영화가 7편이나 개봉된다. 이 수치는 같은 기간 외화의 12편에 비해 물량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것.
한국 영화의 첫 카드는 11일 나란히 개봉되는 ‘세기말’과 전도연 최민식의 ‘해피 엔드’. 18일 ‘토이스토리2’와 ‘007언리미티드’가 개봉되면서 ‘흥행전쟁’에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24일에는 ‘여고괴담―두번째 이야기’가 선을 보인다. 98년 62만명의 관객을 기록했던 ‘여고괴담’의 후속편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31일에는 조디 포스터와 저우룬파(周潤發) 주연의 ‘애나 앤드 킹’이 개봉된다.
2000년 1월1일에는 ‘행복한 장의사’ ‘그림일기’와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던 화제작 ‘박하사탕’ 등 한국 영화 3편과 외화인 덴젤 워싱턴 주연의 ‘본 콜렉터’, 페네로페 크루즈 주연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이 맞붙는다.
이처럼 연말연시 개봉작 메뉴가 다양한 편이어서 영화사들의 극장 잡기 경쟁도 치열하다. ‘해피 엔드’(24개관) ‘007…’(25개) ‘토이…’(24개) ‘여고괴담…’(25개) 등 ‘빅 4’가 극장가에서도 특급대우를 받고 있다.
‘토이…’는 폭넓은 관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가족영화라는 점에서, ‘007…’은 전통적으로 인기작이었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해피 엔드’와 ‘여고괴담…’은 각각 20대 이상과 청소년층을 주요 고객으로 겨냥하고 있다. 한국 영화의 관객점유율 40% 달성은 이들 ‘빅 4’의 흥행성적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