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TV영화/12일]

  • 입력 1999년 12월 10일 19시 52분


▼ 동사서독

감독 왕가위. 주연 임청하 장국영 양조휘 장만옥 유가령. 94년 작. 왕가위 감독 특유의 스타일이 최고조로 발휘된 영화. 무협지가 원작이지만 무협이 아니라 복잡한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엇갈린 사랑, 아픔과 배신, 그리움과 기다림 등 상처입은 사람들의 인생살이가 복잡하게 펼쳐진다. 왕가위와 여러 작품을 함께 만든 촬영기사 크리스토퍼 도일의 카메라는 황량한 사막이나 등장인물들의 남루한 의상조차 아름답게 담아냈다. 현란한 비주얼과 몽환적인 음악, 시적인 대사, 왕가위 특유의 슬로 모션, 커트 촬영 등이 결합된 액션 장면은 영화를 마치 꿈 속의 한 장면처럼 보이게 만든다. 기승전결이 뚜렷한 이야기에 익숙한 시청자라면 난해하고 지루하게 느낄 수도 있다. 줄거리를 이해하려 들지 말고 이미지가 던져주는 느낌을 따라가며 봐야 할 영화.(비디오가이드북 ‘열려라 비디오’의 평가 ★★★★)

▼ 위험한 행운

감독라몬 메넨데즈. 주연 존 쿠삭, 데비 마자르. 93년 작.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거액의 돈주머니를 발견한 막노동꾼의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미국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소재로 만들었다. 존 쿠삭 등 주연배우의 연기가 좋아 무난하게 볼만한 오락물.(‘믹 마틴&마샤 포터’의 평가 ★★★★)

▼ 코끼리소년 투메이

감독 로버트 플래어티, 졸탄 코다. 주연 사부, 월터 휴드. 37년 작. ‘정글북’으로 잘 알려진 영국 소설가 J R 키플링의 같은 제목의 소설이 원작. 인도의 한 정글 속 코끼리와 소년의 우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기법의 영화. 탐험가이자 원주민 전문가인 로버트 플래어티 감독의 야생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원주민들의 삶이 잘 표현됐다. 플래어티 감독은 영화 속에서 사냥꾼으로 깜짝 출연한다. 39년 베니스 영화제 최우수감독상 수상작.(‘믹 마틴&마샤 포터’의 평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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