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꽃… 코끝 찡…'육남매' 17일 100회로 종영

  • 입력 1999년 12월 12일 19시 47분


‘IMF형 드라마’라는 별칭을 얻었던 MBC 금요단막극 ‘육남매’(오후7·30)가 17일 100회 ‘새로운 세계로’ 편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98년 2월, 한창 IMF가 TV프로그램과 편성에 영향을 미치면서 오락프로그램이 ‘철퇴’를 맞을 당시 “60년대 어려웠던 시기를 되돌아보자”며 기획된 ‘육남매’는 IMF의 최대 수혜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이 작품은 당초 ‘단기 기획 상품’(16부작 미니시리즈)으로 편성돼 SBS의 복고풍 드라마 ‘은실이’와 함께 단박에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덕분에 지난해 4, 9월, 올 1월에 3번이나 ‘연장방송 결정’의 혜택을 입기도 했다.

이 작품은 경제재건 운동이 한창이던 62∼66년을 배경으로 산업화 바람이 일던 서울 영등포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다. 8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장미희는 강인한 우리네 어머니상을 그려내면서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시대극 특성상 극 중 여섯 남매로 나온 아역들의 열연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막내딸 남희 역의 김웅희군은 1회 출연 때 생후 45일 밖에 안된 말그대로 갓난 아기.

김군은 머리를 위로 묶어 여자아이로 출연했다. 김군은 회당 20만원의 출연료를 받아 100회까지 2000만원의 소득을 올리기도 했다.

또 드라마 전반부에 나왔다 중반부에 퇴진한 고학생 역 김정현의 실제 모델이 김근태 국민회의 의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화제를 낳기도 했다. 당시 김의원은 촬영현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육남매’가 IMF 한파를 배경으로 만들어졌듯 한파의 위세가 사그라지자 시청률도 덩달아 시원찮아졌다. 올 중반까지 20%를 유지하던 시청률도 절반으로 떨어졌다.

연출을 맡은 이관희PD(이관희 프로덕션대표)는 “세기말이 TV에도 투영되면서 불과 1년 전의 힘들었던 분위기가 서서히 잊혀져가며 드라마도 시들해졌다”고 말한다. 후속작으로는 메디컬 드라마인 ‘장미병동’이 방송된다.

〈이승헌기자〉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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